“나 20대야”…‘화장’으로 남친 속인 40대 여성

celsetta@donga.com2018-04-11 16:5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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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은 사람의 인상에 영향을 줍니다. 깨끗한 피부와 또렷한 눈매, 혈색 도는 붉은 입술은 젊고 건강한 인상을 주죠. 간혹 남들보다 뛰어난 화장 실력을 가진 사람은 그야말로 몰라볼 정도로 변신하기도 합니다. 4월 11일 상하이스트에 따르면 최근 중국에서는 이런 ‘화장 금손’ 여자친구에게 깜빡 속아 넘어가 사기당한 남성이 피해를 호소했습니다.

3월 22일 광동성 선전 경찰서에 리 다칭(Li Daqing)이라는 남성이 들어왔습니다. 그는 가족끼리 운영하는 사업체 계좌에서 수백만 위안이 무단으로 인출됐다며 용의자로 남동생을 지목했습니다.

회사 돈을 횡령한 혐의로 붙잡힌 남동생 리 샤오칭(Li Xiaoqing)씨는 순순히 죄를 인정했습니다. 그는 “요즘 예쁘고 어린 여자친구를 사귀게 되었는데, 그 쪽 사연이 너무 안 돼서 조금씩 도와주다 보니 그렇게 됐다”고 털어놨습니다.

알고 보니 리 씨의 여자친구 왕 산지에(Wang Sanjie·42)씨는 의도적으로 리 씨에게 접근해 돈을 뜯어낸 것이었습니다. 28세라고 나이를 속여 리 씨의 환심을 산 그는 어머니가 갑자기 앓아 누우셨다, 집안에 큰 빚이 있다, 투자금이 필요하다며 온갖 핑계를 대고 돈을 받아냈습니다.



젊고 아름다운 여자친구를 사귀게 됐다는 기쁨에 취한 리 씨는 1년간 150차례에 걸쳐 약 700만 위안(약 11억 9000만 원)을 왕 씨 계좌로 입금해 주었습니다. 왕 씨는 “당신이 준 돈 덕에 투자가 잘 됐다”며 100만 위안(약 1억 7000만 원)을 돌려주기도 했습니다. 의심을 사지 않으려는 계략이었지만 리 씨는 이를 눈치채지 못했습니다.

리 씨는 여자친구 왕 씨가 1990년 생이라 믿고 있었지만 왕 씨의 실제 출생연도는 1976년(42세)이었습니다. 그는 리 씨를 만날 때마다 완벽하게 치장한 상태였다는데요. 왕 씨의 화장실력은 그야말로 놀라운 경지에 이르러서 체포하러 나선 경찰들조차 왕 씨가 눈 앞에서 지나가는데도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경찰은 “신분증에 찍힌 사진과 왕 씨 실물은 완전히 달랐다”며 “마치 세 개의 얼굴을 갖고 있는 것 같았다. 맨 얼굴, 가벼운 화장, 완벽한 화장 이렇게 세 얼굴이 모두 달랐다”고 혀를 내둘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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