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이 준 거북이 인형, 18년째 가방에 넣고 출근한 아빠

phoebe@donga.com2018-04-09 08:40:02
공유하기 닫기
출처=사만다 홈즈
캐나다 밴쿠버에 사는 대학생 사만다 홈즈(Samantha Holmes·20)가 한참 범죄학 수업 과제물을 작성 중일 때 방 안에 아버지가 슬쩍 들어왔습니다. 싱글벙글한 아버지는 자신의 체육관 가방을 내밀더니 “딸, 눈을 감고 여기 손을 넣어봐”라고 했습니다.

바쁜데 아빠가 또 무슨 장난이신가 싶어 한숨을 쉬며, 가방에 손을 넣었더니 뭔가 보송보송한 게 잡혔습니다. 사만다가 2살 때 아버지에게 준 봉제 동물 인형이었습니다.

“아빠, 아직도 이걸 갖고 있었어?!”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 사만다는 18년 전 출근하는 아버지에게 “아빠, 내가 보고 싶으면 이걸 봐”라며 아끼던 작은 거북이 인형을 주었습니다. 그 후로 18년 동안 아버지는 가방에 그 인형을 넣고 법률 사무실로 출근했습니다.

“물론, 아직 가지고 있어.” 아버지는 빙그레 웃으며 답했습니다.

사만다 얼른 사진을 찍어 레딧 게시판에 올렸습니다. 18년이 지나도 딸이 보고 싶은 아버지의 마음은 그대로였습니다. 심지어 아버지는 그 인형을 출장 중에도 가지고 다녔습니다.

아버지 패트 홈즈(Pat Holmes·56) 씨는 워싱턴 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전 일 하러 가는 모든 날에 이걸 가지고 다녔어요”라며 “가방에 넣어서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어요. 그러고 나서 다시 체육관 가방에 넣었죠”라고 말했습니다.

홈즈 씨는 직장에서 거북이 인형을 꺼내진 않았지만, 항상 거기 있는지 확인했다고 합니다. 그걸 보며 22살 아들 잭과 딸을 생각했고, 마음이 편안해졌다고 합니다.

홈즈 씨는 사실 어렸을 적 봉제 동물 인형을 가져본 적이 없었다고 합니다. 형제자매가 다섯이어서 개인 장난감은 가질 수 없었고 그저 다함께 가지고 놀았습니다.

홈즈 씨가 딸에게 갑자기 거북이 인형을 공개한 것은 체육관 가방이 고장 났기 때문입니다. 새 걸로 바꿔야 해서 안에 있는 걸 꺼내다가 이제 딸에게 보여줘야겠다 싶었던 겁니다. 그는 자신이 항상 감성적인 남자였기에 딸이 별로 놀라지 않을 줄 알았습니다.

“전 항상 가족과 함께 있는 게 좋아요. 한 달이 30일이면, 전 28일을 가족과 저녁 식사할 거예요.” 홈즈 씨는 형제자매, 조카들과 함께 저녁 식사를 하기 위해 매주 일요일 저녁 어머니 집에 간다고 합니다.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좋은 날과 나쁜 날이 있어요. 그러나 가족이 없으면 다른 건 없는 거예요.” 그런 이유로 그는 앞으로도 일하러 갈 때 거북이를 계속 데려가겠다고 했습니다.  

카톡에서 소다 채널 추가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