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요 쓰고 기숙사에서 코인 채굴하는 美 대학생들

phoebe@donga.com2018-04-05 20:3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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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메인 앤트마이너
공짜 전기는 학생들에게 수익을 뜻밖에 수익을 가져다줬습니다. 

학자금 대출을 갚기 위해 일부 미국 대학생들이 기숙사에서 몰래 암호 화폐 채굴을 하고 있다고 마켓 워치가 4월 3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는 복잡한 수학 문제를 풀면 보상으로 받는데, 웨스턴 켄터키 대학 신입생인 조이 딜리하(Joey Dilliha‧18) 씨는 암호 화폐 채굴기인 비트메인 앤드마이너(Bitmain Antminer)를 기숙사 방에 설치한 후 무료 전기로 일주일에 30달러를 벌고 있습니다.

딜리하는 마켓 워치에 “저 많은 사람들이 이걸 해야 한다고 믿는다”라며 “이것은 채굴 시장에 소개된 아주 재미있고 저렴한 방법”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베이에서 250달러에 장비를 산 딜리하 씨는 장비 산 돈을 제하고 지금까지 180달러의 수익을 얻었습니다.



자료사진 출처 | ⓒGettyImagesBank
최근 사이버 보안 회사 벡트라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암호화폐 채굴 IP주소의 60%가 대학과 연결된 컴퓨터에서 나옵니다. 두 번째로 많은 트래픽은 의료기관인데 겨우 3%에 불과합니다. 이는 대학생들이 기숙사 방에서 엄청난 양의 암호화폐를 채굴하고 있다는 걸 의미합니다.

채굴은 거래당 215㎾/h 상당의 전기가 소모됩니다. 모건 스탠리 데이터에 따르면, 비트 코인 네트워크가 소비하는 총 에너지 소비량은 미국 가정 200만 가구에 해당하는 전기 소비량과 맞먹는다고 합니다. 전기 요금에 따라 일부 주에서는 비트 코인 한 개를 채굴하는데 3000달러(약 317만원)에서 10000달러(약 1058만원) 가까운 비용이 듭니다.

비싼 전기 요금 탓에 일부 학교는 채굴을 금지했습니다. 

스탠퍼드 대학교. 자료사진 출처 | ⓒGettyImagesBank
스탠퍼드 대학교는 지난 1월 채굴 관행으로 “시스템이 손상되고, 대학 컴퓨팅 장비를 오용되고, 캠퍼스 전력을 사용하는 개인 소유의 채굴 장치가 손상됐다”라고 경고했습니다.

웨스턴 켄터키 대학 학생인 딜리하 씨는 자신의 광산 개발이 금지된 것은 대학교의 전력을 사용하기 때문이 아니라 화재 위험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기숙사 방 체크 날짜가 되면, 나는 채굴기를 끄고 담요로 덮어 둔다”고 말했습니다.

학생들이 아니라 해커가 학교 전기를 몰래 쓰는 일도 있습니다. 각 대학은 광대역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어 학생들이 종종 불법 영화, 음악, 소프트웨어를 내려받는 수상한 사이트에 접속하는 데 이 과정에서 컴퓨터가 해킹돼 자신도 모르게 채굴에 동원되기도 합니다.

보안 회사인 맥아피 최고 기술 책임자 스티브 그로반에 따르면 이러한 해킹은 감지하기 어려우며 대량으로 자행될 때만 발견될 수 있다고 합니다.

2017년 하반기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한 이후 미국 대학생들의 암호 화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미국 대학생 5명 중 1명이 학자금 대출로 암호 화폐를 산 것으로 2018년 학생 대출 보고서에 나타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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