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운전' 여친 차에 죽은 아들…친구 목숨을 구하다

phoebe@donga.com2018-04-03 11:28:38
공유하기 닫기
사망한 라이언 미넷(왼쪽)과 신장을 받은 친구 앤드류 디에츠. 
한 미국 아버지가 여자 친구의 음주운전을 말리다가 사고로 숨진 아들의 신장을 아픈 아들 친구에게 선사했습니다. 아버지의 관대한 결정은 27살 청년에게 새 삶을 주었다고 마이애미 헤럴드 신문이 4월 1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지난 3월 23일 금요일 오후 펜실베이니아주 크랜버리 타운쉽 도로에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한 대가 굉음을 내며 위태롭게 달려갔습니다. 차량 짐 운반용 선반에는 청년 하나가 가까스로 매달려 도움을 청하고 있었습니다.

“119에 전화해요. 경찰을 불러!” 차에 매달린 라이언 미넷(Ryan Minett‧27)은 소리쳤습니다. 6마일은 더 간 트럭은 기둥에 부딪혔고, 그 충격으로 라이언은 16m나 날아갔다 떨어졌습니다.

병원에 실려 간 라이언은 다음 날 숨졌습니다. 경찰은 그가 여자 친구 제시카 앤 로얄(Jessica Ann Royall‧28) 씨가 술 마시고 아이들을 태우러 간다는 걸 알고 막으려다 변을 당했다고 밝혔습니다.

토요일 아들의 생명 유지 장치를 빼낼 것인가를 고민하던 아버지 에릭(Eric Minett) 씨는 라이언의 가장 친한 친구인 앤드류 디에츠(Andrew Dietz‧27)가 떠올랐습니다. 앤드류는 신장 이식이 절실히 필요했습니다. 두 청년은 함께 자랐고, 이웃사촌입니다. 혈액형까지 일치해 아들의 신장 중 하나를 앤드류에게 줄 수 있었습니다.

아버지 에릭 미넷 씨. 출처=KDKA
앤드류의 아버지 롭 디에츠 씨는 KDKA에 “그것은 인생에서 정말 놀랍고, 가장 어려운 결정”이라며 “에릭 씨는 이웃을 생각하고, 곤경에 처한 아이를 생각한 분”이라고 말했습니다.

희소한 신장 질환을 앓고 있는 앤드류는 10개월 동안 장기이식을 기다려왔습니다. 그는 토요일 밤 친구의 신장 하나는 받고 회복되고 있습니다.

롭 씨는 아들에게 친구 라이언이 죽었고, 그의 신장을 이식하려 한다고 말했을 때를 잊지 못합니다. “아들이 엄청난 충격을 받았어요. 전화기 너머 한동안 침묵이 있었습니다.”

에릭 씨는 울음을 참아가며 아들이 원한 일이라며, 아들은 태어나서 가장 큰 일을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라이언이 죽으면서 가장 훌륭한 일을 했어요. 앤드류 안에서 라이언은 계속 살 겁니다. 제가 앤드류를 볼 때마다, 아들의 한 부분을 볼 수 있을 거예요.. 그래서… 저는 단지… 어떻게 이 모든 일이 일어났는지 믿을 수 없어요.”

피츠버그 포스트 가제트에 따르면, 여자 친구 로얄은 경찰에 라이언과 집에서 말다툼한 후 자신의 아이들을 데리러 간다고 나갔습니다. 라이언은 차를 붙잡고 막았고, 로얄은 그대로 그를 차에 매달고 운전했습니다.

사고 직후 로얄은 라이언에게 달려갔지만, 이웃사람들이 도와주려 뛰어오자 집으로 도망 가 버렸습니다. 경찰은 조금 후 집에서 로얄을 체포했습니다. 로얄은 음주 운전과 폭행 등의 혐의를 받고 있으며, 차량에 의한 살인 혐의가 더해져 기소될 예정입니다. 

카톡에서 소다 채널 추가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