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장애 아들 12년간 쇠사슬로 묶어 둔 어머니…기구한 사연

celsetta@donga.com2018-04-02 15:5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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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郑州晚报
12년 동안 쇠사슬에 묶인 채 냉골이나 다름없는 헛간에서 지낸 중국 남성 사연이 공개됐습니다. 그를 짐승처럼 묶어 둔 것은 바로 어머니였습니다.

3월 28일 정저우 이브닝 포스트는 정신질환이 있다는 이유로 12년이나 외부와 단절된 채 살아온 왕 지창(41)씨의 기구한 사연을 전했습니다.

허난 성에 거주하는 왕 씨는 태어나면서부터 청각 장애를 가지고 있었고 말도 하지 못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정신 질환을 앓았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청각장애를 제외하면 보통 동네 아이들과 똑같았지만, 기숙학교에 입학한 뒤 왕 씨는 정신적 불안 증세를 보였습니다. 학교에서 심각한 따돌림을 당했기 때문입니다.

청각장애를 갖고 있다는 이유로 동급생들에게 심하게 괴롭힘 당한 왕 씨는 깊은 상처를 입었으나 누구도 그의 진심을 들어 주지 않았습니다. 결국 그가 집에 돌아왔을 때는 동네 사람들을 닥치는 대로 공격하려 들 정도로 상태가 심각해져 있었습니다.

어려운 살림에 아들의 치료비까지 댈 수 없었던 왕 씨 아버지는 어쩔 수 없이 아들을 집에만 있게 하고 일거수 일투족을 신경 쓰며 자기 손으로 돌봤습니다.

그러나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자 남은 가족인 어머니와 누나는 왕 씨를 돌보기 버거워졌습니다. 왕 씨가 작정하고 난동을 피우면 어머니 힘으로는 막을 수 없었고 누나 역시 가족 생계를 신경쓰느라 동생만 보고 있을 수는 없었습니다. 결국 어머니 유에 롱(77)씨는 아들의 손발에 쇠사슬을 채웠습니다.

왕 씨의 누나 슈펀(50)씨는 “동생에게 밥을 주러 헛간에 갈 때마다 울었다. 사슬에 묶인 채 짐승처럼 앉아 있는 동생을 보면 울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마을 당서기인 딩 얀팡 씨는 “왕 씨의 어린 시절을 기억하고 있다. 비록 소리를 못 듣고 말도 못 했지만 아주 똑똑한 아이였다. 기숙학교에 갔다가 마음의 병을 얻어 온 이후로도 마을 사람들이 어떻게든 도와 보려 했지만 차도가 없었다”고 안타까워했습니다.

딩 씨는 “정부가 왕 씨를 도와 줬으면 좋겠다. 좋은 병원에 입원할 수 있도록 주민들이 도와주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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