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거부’ 십대 딸에 뜨거운 기름 붓고 학대한 부모

phoebe@donga.com2018-03-27 08:3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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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출처=페이스북
16세 미국 텍사스 소녀가 나이든 남자와 강제로 결혼하기 전 가출을 감행했다고 샌 안토니오 TV방송국 KSAT가 3월 25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텍사스에 사는 이라크 계 부부 압둘라 파흐미 알 히쉬마위(Abdulah Fahmi Al Hishmawi‧34)와 함디야 사바흐 알 히쉬마위(Hamdiyah Sabah Al Hishmawi33)는 2만 달러(한화로 약 2,160만 원)를 받고 딸을 나이든 남자에게 중매 결혼시키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딸 마리브(Maarib)가 거절하자, 부부는 딸을 마구 때리고 뜨거운 식용유를 끼얹는 등 학대하기 시작했습니다. 소녀는 결국 1월 집을 나갔습니다.

벡사(Bexar) 카운티 보안관 사무실은 지난 3월 23일 부부를 가정폭력 혐의로 체포했다고 밝혔습니다. 보안관 하비에르 살라자르는 “이 어린 소녀가 늙은 사람과 결혼하기 싫어한다는 이유로 여러 번 아주 심한 학대를 당했다”라고 기자회견에서 밝혔습니다. 

그는 “부부는 식용유를 딸의 몸에 수차례 뿌리고 빗자루로 때렸다. 적어도 한 번 이상 의식불명이 될 정도로 딸을 폭행했다”라고 말했습니다.

체포된 부모. 출처=KSAT 방송 화면
1월 말 집을 나간 말리브는 3월 중순 아동보호센터에서 발견됐습니다. 실종 기간 안전하게 보호받은 것입니다. 5살에서 15살 사이의 다른 형제자매 다섯 명도 함께 센터에서 지냈습니다.

이 가족은 2년 전 이라크에서 미국으로 이주했습니다. 다른 자녀들도 학대당했는지 아직 확인되진 않았지만, 살라자르는 다른 혐의에 대해서도 조사하겠다고 전했습니다. 지난 1월 30일 소녀가 학교에서 귀가하지 않자, 보안관과 FBI는 실종 사건으로 보고 조사했습니다. 

경찰은 돈을 주고 십대와 결혼하기로 한 남자 또한 기소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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