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가 채식주의자라고 반려동물도 채식시킨 ‘무개념’ 주인

celsetta@donga.com2018-03-09 14:5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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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소니아 씨 인스타그램
‘세상 모든 생명체는 동등하다’라는 믿음을 갖고 엄격한 채식주의를 실천 중인 스페인 여성이 어리석은 일을 저질렀습니다. 그는 반려동물로 맞이한 사막여우(Fennec fox)에게까지 채식을 시키고 있습니다. 야생 사막여우는 필요한 영양분의 90%를 작은 쥐나 곤충 등으로부터 얻고 10%정도만 식물을 먹어 섭취하는데요. 어리석은 주인은 여우의 본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동물 학대로 논란을 빚은 소니아 새(Sonia Sae)씨는 달걀은 물론 유제품도 먹지 않는 엄격한 채식주의자(vegan)입니다. 그는 자신의 채식주의 생활을 담은 블로그를 운영하며 큰 관심을 받았는데요. 최근 그가 반려동물에게까지 강제적으로 채식을 시킨다는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됐습니다.

소니아 씨는 사막여우 ‘쥬만지(Jumanji)’에게 고기를 주지 않으며 키웠습니다. 여우는 태생적으로 육식을 해야 하지만 쥬만지는 주인의 잘못된 방침 탓에 고기가 들어가지 않은 사료만 먹어야 했습니다. 결국 쥬만지는 소니아 씨에게 입양된 뒤로 급격히 야위었고 온 몸의 털이 빠지는 등 이상 증세를 보였습니다.



입양 당시 건강했던 쥬만지. 사진=소니아 씨 인스타그램
바짝 마르고 기운 없어 보이는 쥬만지. 사진=소니아 씨 인스타그램
주인인 소니아 씨는 나날이 수척해져 가는 쥬만지 사진을 자신의 SNS에 그대로 올렸습니다. 처음 입양했을 때 통통하고 건강해 보였던 여우는 점점 말라 갔습니다. 이 모습을 본 네티즌들이 “여우는 사람처럼 잡식동물이 아니다”, “여우는 육식을 해야 한다. 당신의 행동은 동물학대”라며 강하게 만류했지만 소용 없었습니다.

소니아 씨는 ‘쥬만지가 이제는 반쯤 눈이 먼 것 같다’고 건강에 이상이 생겼음을 인정했지만 육식을 시킬 생각은 없다고 못박았습니다. 오히려 쥬만지에게 육식을 시키라고 충고하는 네티즌과 동물 사육 전문가들을 ‘증오에 눈 먼 사람들’이라고 비난하기도 했습니다.

네티즌들은 개념 없는 주인으로부터 쥬만지를 구출하기 위해 백방으로 수소문했습니다. 이들은 동물보호 단체에 연락해 소니아 씨로부터 여우를 강제로 빼앗아 올 수 없는지 문의하기도 했으나 안타깝게도 ‘그럴 수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스페인의 동물 보호법이 매우 느슨해 소니아 씨로부터 쥬만지의 ‘소유권’을 박탈할 법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것이었습니다.

해외 네티즌들은 “나도 채식주의자이지만 키우는 개나 고양이에게는 육식을 시킨다. 저 사람은 잘못됐다”, “반려동물과 함께 채식주의를 실천하고 싶다면 토끼를 키우지 그랬나”, “명백한 동물 학대”, “주인이 멍청해서 여우만 죽게 생겼다”, “저런 사람을 처벌할 수 없다니 화가 난다”며 분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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