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디빌더에게 특효약? 거대한 ‘모유 지하시장’

phoebe@donga.com2018-03-10 0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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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와 관련없는 자료사진. 출처 | ⓒGettyImagesBank
중동국가 키프로스의 아기 엄마가 여분의 모유를 보디빌더에게 팔아 6000달러를 벌어들였다고 밝혀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케이터스 뉴스는 3월 7일(현지시간) ‘모유 신화’를 등에 업고 거대한 ‘모유 지하시장’이 등장했다고 전했습니다.

아기에게 모유는 생명의 원천입니다. 맞춤형 영양식일 뿐 아니라, 감염을 막아주고 평생 알레르기, 천식, 당뇨병에 걸릴 가능성을 줄여줍니다. 하지만 어른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불분명합니다. 과학적인 증거는 없지만, 인터넷에서 모유는 ‘마법의 영약’처럼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모유 피부 마사지로 여드름을 치료했다는 글도 심심찮게 접할 수 있습니다.

24세 호텔 직원 라파엘라 람프루(Rafaela Lamprou) 씨는 지난해 8월 아들 안젤로를 낳았습니다. 젖이 너무나 많이 나왔던 람프루 씨는 아들에게 먹이고 남은 모유를 얼려 모유가 잘 안 나왔던 주변 아기 엄마들에게 나눠줬습니다.

모유가 워낙 많이 나오는 엄마가 있다는 소식이 퍼지자, 남자들이 모유를 팔라고 연락해오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근육을 키우는 데 모유가 특효약이라고 믿는 보디빌더 남자들이 모유를 달라고 했습니다.

기사와 관련없는 자료사진. 출처 | ⓒGettyImagesBank
7개월 동안 람프루 씨는 낯선 사람들에게 모유 500ℓ를 팔아 총 4500파운드(한화로 약 667만 원)을 벌어들였다고 합니다. 판매는 페이스북 그룹을 통해 시작됐지만, 이제 개별 웹사이트에서 합니다. 람프루 씨는 정기적으로 모유를 얼려 자국과 영국으로 배송합니다.

보디빌더 사이에선 모유를 종종 “사상 최고의 보충물”로 불립니다. 하지만 과학계는 그렇게 보지 않습니다. 미국 뉴욕 주 산부인과 클리닉 원장 자크 모리츠 박사는 ABC뉴스에 “모유에 성인의 근육을 키우는 특별한 것은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다나 제임스 박사는 엘르에 “모유를 구하느라 시간을 보내느니 하루 10분씩 더 운동하는 게 낫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온라인에서 모유를 사는 것은 위생 면에서도 문제가 있습니다. 2013년 미국 소아학회지는 연구자들이 인터넷에서 구입한 모유를 수거해 분석한 결과, 높은 수준의 박테리아가 발견됐다고 발표했습니다. 같은 저널의 2015년 연구에서는 모유 샘플에서 우유 성분을 발견했습니다. 누군가 모유라고 거짓말을 하고 우유를 넣어 판 것입니다. 우유 유당에 내성이 없는 아기들의 경우 이런 불확실한 젖을 먹으면 특히 위험합니다.

이 때문에 미국 식품 의약국은 특히 유아용이든 성인용이든 관계없이 인터넷에서 모유를 구입하지 말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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