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서 쓰러진 中 남성, 아무도 안 도와줄까 봐 ‘돈’ 꺼내놔

celsetta@donga.com2018-03-02 12:0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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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hanghaiist
길에서 갑자기 심장 마비 증세를 보이며 쓰러진 중국 남성이 정신 혼미한 와중에도 현금을 꺼내 바닥에 내려놓은 사건이 알려져 파장이 일었습니다. 이 남성은 “사람만 쓰러져 있으면 다들 못 본 척 하고 지나치겠지만 사람 옆에 돈이 떨어져 있으면 다가올 것이라 생각해서 현금을 꺼내놨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신원이 공개되지 않은 남성 A씨는 2월 24일 허베이 성 스자좡 기차역에서 심장에 갑작스러운 이상을 느끼고 주저앉았습니다. 피까지 토하기 시작한 그는 행인들이 구급차를 불러 주지 않고 모르는 척 지나갈까 봐 두려웠습니다. 최근 중국에서는 어려움에 처한 타인을 보고도 귀찮은 일에 얽힐까 봐 못 본 체 지나가는 이들이 많아 사회적 문제가 될 정도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A씨는 의식이 흐릿해져 가는 와중에도 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내 현금을 바닥에 늘어놓았습니다. 누군가 와서 돈을 집어가려 하면 그 대가로 자신을 도와달라고 할 생각이었습니다.

천만다행히 근처에서 순찰 중이던 경찰관 린(Lin)씨가 바닥에 주저앉은 A씨를 발견해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습니다. 린 씨는 현지 언론에 “처음에는 그 남성이 술 취해 앉아있는 줄 알았다. 그런데 가까이 보니 바닥에 피가 떨어져 있고 돈도 놓여 있어 당황했다”고 말했습니다.

린 씨는 즉시 구조대에 신고해 A씨의 목숨을 구했습니다. 알고 보니 A씨는 어머니가 쓰러지셨다는 소식을 듣고 친황다오 시에서 황급히 오는 길이었다고 합니다. 지난 몇 년 동안 심장 수술을 두 번 받은 그는 어머니 병환 소식에 큰 충격을 받았고, 심리적 스트레스가 심장에 무리를 주어 기차역 길바닥에 주저앉게 된 것이었습니다.

A씨의 사연이 알려지자 중국 네티즌들은 “안타깝고 씁쓸한 사연이다. 중국 사회가 얼마나 각박한지 보여주는 사건”, “쓰러진 사람은 모른 체 하고 돈만 좇는 현실”이라며 안타까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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