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력 잃은 아내 위해 꽃으로 언덕 뒤덮은 사랑꾼 할아버지

celsetta@donga.com2018-02-21 14:4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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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Yoshiyuki Matsumoto/Fac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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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 합병증으로 시력을 잃은 아내를 위해 집 근처 언덕을 전부 꽃으로 뒤덮은 ‘사랑꾼’ 할아버지의 사연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일본 미야자키 현에 거주중인 쿠로키 토시유키 씨와 부인 야스코 씨는 1956년 백년가약을 맺은 이래 쭉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 슬하에 두 자녀를 둔 부부는 낙농업에 종사하며 성실하게 일했고, 노후에는 전국을 여행하며 즐겁게 지내자고 약속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결혼한 지 30년 정도 지났을 때 아내 야스코 씨는 심한 당뇨로 인한 합병증 탓에 갑작스럽게 시력을 잃어버리고 말았습니다. 당시 야스코 씨의 나이는 52세였습니다. 한참 인생을 즐길 나이에, 아무런 마음의 준비도 하지 못 한 채 시력을 잃은 야스코 씨는 점점 생기를 잃어갔고 사람을 만나거나 집 밖으로 나가는 것조차 꺼리게 되었습니다.

쾌활했던 아내가 우울해 하는 모습에 남편 토시유키 씨는 큰 슬픔을 느꼈습니다. 웃음 많았던 아내의 얼굴에 근심이 가득해지자 남편은 ‘아내를 다시 웃게 할 방법이 뭐 없을까’하고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토시유키 씨가 내린 결론은 ‘꽃으로 아내를 웃게 하자’는 것이었습니다. 그는 집 주위와 근처 언덕에 아내가 좋아하는 분홍빛 시바자쿠라(꽃잔디)를 가득 심어 꽃동산을 만들었습니다. 비록 눈으로 볼 수는 없지만, 바람결에 실려 집안으로 들어오는 진한 꽃향기가 야스코 씨에게 작은 즐거움이라도 되어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었습니다.



꽃을 심기 시작한 지 2년 만에 토시유키 씨는 아름다운 꽃동산을 완성했습니다. 비록 눈으로 볼 수는 없지만 향기로 꽃을 느낀 야스코 씨는 봄마다 꽃향기를 맡으며 활력을 되찾았습니다.

정겨운 단독주택 주변에 화사한 분홍빛 꽃이 만발해 있는 정경은 동네 사람들은 물론 외지인들의 눈도 잡아 끌었고, 쿠로키 부부 집 주변은 어느 새 관광객들이 자주 찾는 명소가 되었습니다. 사람들의 왕래가 잦아지자 집주인 야스코 씨 역시 그들과 인사를 주고받으며 점점 예전의 밝은 성격으로 되돌아갔습니다.

아내에게 다시 웃음을 되찾아 주고 싶다는 일념으로 2년 동안 ‘작은 천국’을 만들어 낸 토시유키 씨의 진실된 사랑, 그 어떤 꽃보다 향기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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