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떠난 딸 ‘천사’로 합성한 엄마, 뒤에는 추악한 진실이….

celsetta@donga.com2018-02-10 09: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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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unny Jo
미국 사진작가 서니 조(Sunny Jo)씨는 지난 2015년 잊지 못 할 촬영 의뢰를 받았습니다. 두 살 아이 메이시(Macy)를 먼저 떠나보내고 슬픔에 점긴 어머니 지니 디티(Jeanie Ditty)씨의 요청이었습니다. 지니 씨는 사진 속에서라도 딸과 함께하고 싶다며 조 씨에게 자기 옆에 아이 모습을 합성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조 씨는 가슴 아픈 사연을 듣고 무료로 합성 작업을 진행해 주었습니다. 그는 아이를 그리워하는 엄마에게 돈을 받을 수 없다며 지니 씨를 달래고, 메이시를 빛에 감싸인 천사 모습으로 만들어 엄마 옆에 세웠습니다. 사진 속 메이시는 엄마와 손을 잡고 걷거나 다정하게 마주보고 있었습니다.



사진=Sunny Jo
지니 씨와 남자친구 재커리(Zachary Earl Keefer)씨는 조 씨에게 고마워하며 사진을 온라인 모금 사이트에 올렸습니다. 네티즌들은 아이 잃은 부모의 상실감을 조금이라도 달래주고 싶다며 메이시 장례식 비용에 보태라고 기꺼이 십시일반 돈을 모아주었습니다.

그러나 모두들 슬프고도 감동적인 사연이라고 생각했던 이 일 뒤에는 추악한 진실이 숨겨져 있었습니다. 어린 메이시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것은 바로 부모였던 것입니다. 건강했던 아이가 돌연사했다는 말에 의문을 품은 경찰은 사건을 조사했고 메이시의 시신에서는 두부 손상과 전신에 걸친 피멍이 발견됐습니다.

아이가 목숨을 잃을 때까지 학대한 부모는 곧 체포되었고, 사진작업을 해 준 조 씨는 한동안 고통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아이를 잃었다는 엄마의 말을 철석같이 믿은 죄밖에 없었던 그는 졸지에 살인범의 계획을 도와 준 꼴이 되고 말았습니다.

조 씨는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그 사진을 찍고 작업해 준 것은 제 경력에서 지울 수 없는, 가장 큰 오점으로 남을 것입니다. 메이시의 모습을 세상 사람들에게 알렸다는 사실만이 제 유일한 위안입니다”라고 슬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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