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에 빠진 친구 구하고 익사…11세 소년의 ‘살신성인’ 뭉클

eunhyang@donga.com2018-02-08 16: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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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세 소년이 물에 빠진 친구를 구했으나 정작 본인은 빠져 나오지 못해 세상을 떠났다.

7일(현지 시간) 미국 ABC 뉴스 등에 따르면, 미국 뉴욕의 한 학교 재학생인 안토니 페레즈 군(11)과 후안 엄피에레즈 군(12)은 6일 방과 후 뉴욕 머틀 애비뉴(Myrtle Avenue)에 있는 공원에 놀러갔다.

후안 군은 이날 안토니 군과 얼음이 언 공원 연못에서 놀던 중 얼음이 깨지면서 물에 빠졌다. 연못 근처에는 “위험! 얇은 얼음(DANGER THIN ICE)”이라는 경고 표지판이 있었다.

안토니 군은 깨진 얼음 속으로 뛰어 들어 후안 군을 연못 바깥 쪽으로 밀어냈다. 그러나 자신은 물 속으로 가라앉았다.

소방대는 사고 현장에 있던 목격자들의 신고를 받고 사고 현장에 출동했다. 소방대원들은 연못의 얼음을 깨고 물 속에 잠긴 안토니 군을 찾아 호수 밖으로 데리고 나와 심폐소생술을 실시했지만, 그는 깨어나지 못했다. 소방대 관계자에 따르면, 그는 약 30분 동안 물에 빠져 있었다.

안토니 군의 죽음으로 가족과 이웃은 슬픔에 잠겼다. 안토니 군의 이웃인 안젤라 바르가스 씨는 눈물을 흘리며 “그가 친구를 위해 죽었다는 소식에 전혀 놀라지 않았다. 그는 원래 착한 소년이었다”고 말했다.

뉴욕시 소방국(FDNY) 관계자는 “아이들에게 언 연못이나 강에서 노는 게 얼마나 위험한지 알려줘야 한다”며 “언 강·연못의 얼음은 인간의 체중을 지탱하지 못한다. 이런 곳에서 노는 일은 비극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안토니 군을 구하기 위해 물 속에 들어간 소방대원들 중 2명은 저체온증 증상을 보여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안토니 군이 구했던 후안 군은 별다른 이상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은향 동아닷컴 기자 eunhy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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