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비교주 ‘단식’ 지시 따르다 굶어죽은 디자이너

phoebe@donga.com2018-02-08 09: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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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레나 스모로디노바(Елена Смородинова). ⓒgoodhouse.ru
“그렇게 해선 당신은 영혼을 회복할 수 없습니다. 3주 단식하세요.”

이혼 후에 사이비 종교 집단에 가담한 러시아 여성이 교주에 가르침에 따라 단식하다가 사망했다고 러시아 굿 하우스가 2월 5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인테리어 디자이너 엘레나 스모로디노바(Elena Smorodinov·35) 씨는 2009년 남편과 힘든 이혼을 한 후 사이 바바(Sai Baba)라는 사이비 종교에 빠져들었습니다. 러시아 남부의 노보시비르스크의 사이 바바교 집단 예배에 참여한 엘레나 씨는 점차 가족, 친구들과 멀어지게 됐습니다. 2014년에는 전화번호를 바꾸고 소셜 미디어도 중단했습니다.

엘레나 씨는 개방적이고 쾌활한 사람이었지만, 종교에 심취한 후 완전히 바뀌어 버렸다고 친구들은 전했습니다. 노보시비르스크 주립대학에서 건축과 디자인을 전공하고 우등생으로 졸업한 엘레나 씨는 실내 디자이너로 능력을 발휘하고 있었습니다. 고인의 친구 알렉산더 옐츠소브 씨는 “넘치거나 모자라지 않는 사람이었고, 허황된 일에 매달리지 않았다. 광신자는 아니었지만, 종교는 엘레나에게 큰 의미였다”라고 회고했습니다.

엘레나 스모로디노바(Елена Смородинова). ⓒgoodhouse.ru
엘레나 씨가 속한 사이비교는 ‘롤라(Lola)’라는 이름으로도 알려진 전직 패션디자이너이자 심리학자인 엘레나 바이코바(Elena Baykova)가 이끌었는데, 그는 자신이 2011년 사망한 사티야 사이 바바(Sathya Sai Baba)라는 영적 지도자의 대리인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한 친구는 롤라가 엘레나 씨에게 수차례 단식하라고 지시했고, 친구들과 연락하는 것도 금했다고 말했습니다. 엘레나 씨는 롤라가 원하는 여러 가지 난제들을 가까스로 해냈습니다.

엘레나 씨에게 주어진 마지막 과제는 3주 동안 음식을 먹지 않는 것입니다. 첫 2주는 물조차 금지됐습니다. 단식은 지난해 10월 2일 시작됐습니다. 엘레나 씨는 10월 30일 노보시비르스크 근처의 콜트소보에 있는 아파트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습니다. 사망일은 10월 17일로 추정됐습니다.

친구들은 롤라가 엘레나 씨를 해치기 위해 고의로 잔인한 일들을 저질렀다고 믿고 있습니다. 엘레나 씨가 한 남자와 몰래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은 것을 롤라가 알고 질투했다는 것입니다. 고인은 롤라에게 그만두고 싶다고 간청했지만, 결국 탈수와 영양실조로 숨졌습니다.

롤라는 현재 도주 중입니다.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이와 관련해 사이 바바교 측에서는 어떠한 언급도 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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