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이 라마 인용해 中 ‘심기’ 건드린 벤츠, 뭇매 맞고 공식 사과

celsetta@donga.com2018-02-07 16: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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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관점에서 상황을 바라보면 더 열린 마음을 가질 수 있습니다(Look at the situations from all angles, and you will become more open).”

여유로운 마음과 유연한 사고방식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이 격언은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가 한 말입니다. 인생의 지혜를 담은 멋진 말로 보이지만, 2월 6일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최근 독일 자동차 회사 메르세데스 벤츠는 이 말 때문에 곤욕을 치렀습니다. 공식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진에 달라이 라마 격언을 넣었다가 중국인들의 감정을 건드렸기 때문입니다.

‘하나의 중국’을 중시하는 중국인들에게 있어 독립을 원하는 티베트인들의 정신적 지주 달라이 라마는 큰 눈엣가시입니다. 달라이 라마는 1959년 중국 정부의 탄압을 피해 인도로 망명해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중국 네티즌들은 달라이 라마의 말을 인용한 벤츠에 맹공격을 퍼부었습니다. “중국은 메르세데스 벤츠의 가장 큰 고객이다. 우리를 이렇게 무시하는가”, “불매운동으로 본때를 보여줘야 한다”는 의견이 쏟아졌습니다.



메르세데스 벤츠 공식 웨이보 계정에 올라온 사과문
일이 커질 징조를 보이자 메르세데스 벤츠는 문제 된 글을 지우고 웨이보 계정에 ‘우리는 중국 문화와 가치를 존중하며 이런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내용의 사과문을 올렸습니다.

세계 시장에서 압도적인 구매력을 행사하고 있는 중국의 ‘심기’를 거슬렀다가 고개를 숙인 외국 기업은 벤츠가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 1월에는 호텔 체인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이 티베트와 대만을 독립된 국가로 표기했다가 여론의 집중포화는 물론 중국 정부로부터 공식 사과 요구까지 받았습니다. 당시 메리어트 측은 “중국의 주권과 영토보전을 존중하며 이를 훼손하려 드는 어떤 조직도 지지하지 않는다. 오해를 불러일으켜 죄송하다”고 사과했습니다.

중국 외 타 국가 네티즌들은 “내로라 하는 벤츠도 중국 앞에는 무릎을 꿇을 수밖에”, “서양 기업들이 중국에 고두(바닥에 엎드려 이마를 땅에 대고 절하며 극진한 존경을 표하는 행위)하는 걸 보니 재미있다”, “벤츠는 중국의 마음을 얻은 대신 자유를 지지하는 사람들의 마음은 잃었다”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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