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동안 ‘가짜 새’만 짝사랑하다 외롭게 죽은 새

kimgaong@donga.com2018-02-06 16:5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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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크리트 소재로 만들어진 ‘모형 새’에게 구애하다가 외롭게 숨진 수컷 새의 이야기가 전해졌습니다. 

2월 2일(현지시간) BBC뉴스 등은 뉴질랜드 마나 섬에서 숨진 수컷 부비새 나이젤(Nigel)의 사연을 전했습니다. 

1976년부터 마나섬에는 약 80개의 모형 새가 있었습니다. 야생 조류인 부비새들을 끌어들여 새로운 서식지를 조성해주기 위해 만들어진 겁니다. 하지만 30년이 훌쩍 넘도록 새들은 이곳에 오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2013년 나이젤이 처음 이 섬으로 날아와 자리를 잡았습니다. 그런데 나이젤은 유독 80개의 모형 중 한 개에 애정을 보였습니다. 실제 암컷 새로 착각한 것입니다. 나이젤은 새 모형 주변에 둥지를 만들어 주고 곁을 지켰습니다. 또 번식기에는 모형새 부리에 자기의 부리를 맞닿는 행동을 반복했다고 하네요. 하지만 모형 새는 아무런 반응이 없었겠죠. 

섬 관리자 크리스 벨(Chris Bell) 씨는 “나이젤에게는 매우 이상한 경험이었을 거다. 그를 지켜보는 사람들은 그의 절망적인 상황에 공감했다”고 가디언에 말했습니다. 

그러다 지난해 3마리의 부비새가 마나섬으로 날아왔습니다. 전문가들은 나이젤이 다른 새들과 가족을 꾸릴 수 있을 거란 기대를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나이젤은 그들과 어울리지 못 했고, 최근 죽은 채로 발견되었습니다. 

이에 크리스 씨는 “매우 슬프다”면서 “이야기의 잘못된 결말처럼 느껴진다”고 심정을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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