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좋아하는 일본인 싫어” 발언 日톱스타 온라인서 뭇매

yspark@donga.com2018-02-06 15:3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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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다노 유카 인스타그램 
일본의 한 인기 걸그룹 멤버가 한국 문화에 빠진 일본인들을 ‘저격’하는 말을 했다는 이유로 논란에 휩싸였다. 이같은 배경에는 현지인들 사이에서 새로운 형태로 떠오르고 있는 ‘한류’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2월 5일 닛칸스포츠 등 현지매체에 따르면 그룹 AKB48 멤버 다노 유카(田野 優花·20)는 최근 한국 문화를 좋아하는 일본인들을 비하했다는 논란에 휩싸인 뒤 사과했다. 전날 다노는 “제가 잘못된 말로 많은 분들을 불쾌하게 했다. 경솔하고 이기적인 발언이었다고 반성하고 있다. 앞으로 이런 일이 없도록 자신을 돌이켜보겠다. 정말 죄송하다”고 인스타그램에 글을 올렸다.



톱 걸그룹 멤버 “한국 좋아하는 일본인 싫어” 발언…
일본 네티즌 “한국 좋아하는 일본인들을 안티로 만들어” 
VS “‘한국 붐’ 솔직히 짜증나”
다노는 최근 인스타그램에서 진행한 라이브 방송에서 한국과 관련한 발언으로 물의를 빚었다. 문제가 된 내용은 아래와 같다.

“한국인은 예쁘다고 생각하지만 한국을 좋아한다는 일본인은 좋아하지 않아요.”
“‘한국인이 되고 싶다’는 일본인은 싫어요.”
“한국에 다녀왔다고 하면 ‘성형(수술) 했구나’ 생각해요. 저는.”
“소셜미디어 프로필에 ‘한국’ 관련 글이나 ‘한글’이 씌어있는 사람은 거부감이 들어요.”
“한국식 메이크업이요? 해도 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잖아요. 어울리는 사람만 하시라고요.”

다노는 일본 최고의 아이돌그룹 AKB48 멤버다. 그의 발언은 순식간에 논란거리로 떠올랐다. ‘한국을 좋아하는 일본인들을 비하했다’는 것이 첫째 이유다. 다노를 향해 “아이돌로서 자각이 있는지 모르겠다. 성격이 너무 안 좋은 것 같다” “전국의 한국 좋아하는 일본인들을 안티로 만들었다” “한국을 좋아하는 일본인뿐만 아니라 한국인까지 적으로 돌리고 있다” “한국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정말 무례한 발언” “말 좀 조심했으면 좋겠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불쾌감을 표했는지 아는가” 등 일부 네티즌의 비난이 이어졌다.

반면 다노를 옹호하는 네티즌들도 있다. 이들은 “다노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알겠다. 솔직히 ‘한국 붐’ 짜증이 난다” “한국을 비판하고 있는 게 아니라 ‘한국인이 되고 싶다’고 말하는 일본인이나 자신에게 어울리지 않는 한류 메이크업을 억지로 따라하는 여자들을 비판하는 것 같다”는 의견을 냈다. 

자료사진 출처 | ⓒGettyImagesBank
일본 여성들 사이서 한국식 메이크업·패션 붐
“눈은 또렷하게, 눈썹은 일자로 굵게, 볼터치는 살짝” 
“상의는 박시하게 입고 섹시하게 
입고 싶을 때는 몸의 라인이 드러나게” 
일부 언론은 이 사건과 함께 최근 일본 여성들 사이에서 유행인 한국식 패션과 메이크업을 언급했다. 현재 소셜미디어 서비스 인스타그램에서 ‘한국인이 되고 싶다’라고 검색하면 해시태그 약 9000건이 뜬다. ‘한국 좋아하는 사람이랑 친하게 지내고 싶다’는 해시태그는 60만 건 이상이다. 이밖에도 ‘한국 화장품’은 30만 건 이상, ‘한국 패션’은 40만 건 이상이며, 한국에서 한때 유행했던 말 ‘얼짱’을 검색하면 해시태그가 20만 건이 넘게 나온다. 한국식 ‘얼짱 화장법’을 동경하는 일본의 10~20대 여성들 덕분이다. ‘눈은 또렷하게, 눈썹은 일자 모양으로 굵게, 볼터치는 살짝만’ 하는 것이 한국식 화장법의 특징이다. 매체는 또 ‘상의는 박시하게 입고 섹시하게 입고 싶을 때는 몸의 라인이 드러나게’입는 것이 한국식 패션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12월 현지매체 J-CAST는 이를 ‘네오 한류’라고 부르며 15년 전 ‘겨울연가’로 시작한 한류가 제 2차 ‘소녀시대’ ‘카라’ 붐을 지나 제 3차 붐을 맞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같은 달 NHK ‘홍백가합전’에 한국에서는 6년 만에 출연하게 된 걸그룹 트와이스를 언급했다. 매체는 일본에서 갖가지 신기록을 세우며 인기를 끌고 있는 트와이스를 뒷받침하는 주요 팬 층은 일본 여자 중·고등학생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르면 현지 젊은이들이 많이 모이는 도쿄 하라주쿠의 한 거리에서는 ‘얼짱 패션’을 한 일본인들이 눈에 띄고 있다. ‘코리아 타운’이라고 불리는 도쿄의 신오쿠보에 방문하는 젊은 여성들도 크게 늘었다. 다양한 필터와 효과를 이용할 수 있는 한국의 ‘셀카’ 애플리케이션 ‘스노우(SNOW)’도 인기다.

매체는 일본의 한 마케팅 업체가 지난해 6월 조사한 결과를 인용하기도 했다. 이에 따르면 ‘패션을 참고하고 있는 나라는 어디인가’라고 여성회원 1700명에게 물은 결과 10~20대 여성들이 첫 번째로 꼽은 나라는 ‘한국’이었다. 10대 응답자 중 47.9%, 20대 응답자 중 27.5%가 이처럼 답했다.

매체는 “젊은이들은 위안부·독도 문제 등 한·일간 정치적 대립보다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자기 취향의 화장법·패션을 찾는 데에 더 관심이 많다”며 “이번에는 그 유행의 중심에 ‘한국’이 있어 새로운 한류 붐이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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