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살장에서 죽을 뻔했던 돼지, ‘화가’로 변신

eunhyang@donga.com2018-02-02 16: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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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가 그린 그림, 200만 원에 팔려
도살장에서 죽을 뻔했던 돼지가 그림을 그리며 새 삶을 살고 있다. 돼지의 주인은 돼지가 그린 그림들을 선보이는 전시회도 열었으며, 한 그림 수집가는 돼지가 그린 그림을 약 200만 원에 사기도 했다.

지난 1월 31일 가나 영자매체 ‘조이온라인(joyonline)’ 등에 따르면,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거주 중인 동물 권리 운동가 조앤 레프슨 씨(여)는 특별한 애완동물과 함께 산다. 그림을 그리는 암컷 돼지 ‘피그카소(Pigcasso ·돼지 피카소)’가 주인공.

피그카소(당시 4개월)는 2년 전 남아공의 한 도살장에서 '돼지고기'가 될 뻔했으나, 운좋게 살아남았다. 이후 동물보호소를 운영하는 조앤 씨와 한 식구가 됐다. 조앤 씨는 낯선 환경과 사람들의 관심에 적응 못하던 피그카소를 위해 다양한 장난감들을 줬다. 그 중에는 붓도 있었는데, 피그카소는 오직 붓에만 관심을 보였다. 이에 조앤 씨는 피그카소의 앞에 종이와 페인트를 뒀다. 신기하게도 피그카소는 붓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조앤 씨는 피그카소를 위해 이젤과 캔버스 등을 마련해줬다.

피그카소가 그림을 그리는 방식은 단순하다. 붓대를 주둥이로 물고, 끝을 페인트통에 담근다. 이어 화판 위에 찍거나 상·하, 좌·우로 칠한다. 이젤이나 바닥이 아닌 지정된 화판에만 색칠하기 때문에 보는 사람의 감탄을 자아낸다.

조앤 씨는 피그카소가 그린 그림을 전시하기 위해 농장 안에 갤러리도 만들었다. 매체에 따르면, 한 그림 수집가는 피그카소가 그린 그림을 2000달러(한화 214만 원)에 사기도 했다. 이밖에도 독일, 뉴욕, 호주, 말레이시아의 수집가들도 피그카소의 그림을 샀으며, 대한민국 출신의 수집가도 이 돼지의 그림을 구매했다.

또한 조앤 씨는 지난달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서 ‘OINK’라는 이름의 전시회를 열었다. ‘OINK’이란, 돼지 울음소리를 의미하는 영단어이다. 이 전시회에선 피그카소의 그림들을 각각 동일한 가격인 640달러(한화 68만 원)에 판매했다. 수익금 중 4270달러(한화458만 원)는 농장동물보호단체(Farm Sanctuary)에 기부됐다.

앞으로 조앤 씨는 해당 전시회를 영국 런던, 독일 베를린,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그는 “피그카소는 뛰어난 예술가이다. 녀석이 도살장에서 죽을 운명이 아니었음을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길 바란다”며 “언젠가 뉴욕과 파리에서 피그카소의 전시회를 열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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