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캄프라드가 이케아에 남긴 유산

phoebe@donga.com2018-02-02 14:4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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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kea.in
17세에 이케아를 창업한 잉바르 캄프라드가 지난 1월 27일(현지시간) 91세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양말, 넥타이, 시계 등으로 시작했지만, 회사를 세계 최대 가구업체로 키워냈죠. 그가 한 방식은 소매 업계 혁명을 일으켰습니다.

이와 관련해 캐더린 잰슨-보이드(Cathrine Jansson-Boyd) 영국 앵글리아 러스킨 대학 교수는 영국 BBC에 보낸 기고에서 현대 회사들은 이케아에게 두 가지를 감사해야 한다며 밝혔습니다.

바로 납작한 포장박스 ‘플랫 팩(Flat Pack)’와 ‘매장 레이아웃’입니다. 둘 다 많은 회사들이 잘 활용한 원칙입니다.

‘플랫 팩(Flat Pack)’ 
ⓒ ike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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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대 이케아는 가구를 가능한 작고 납작하게 포장하는 플랫 팩 스타일을 처음 발표했습니다. 비용 효율성과 운송의 실용성도 있지만 플랫 팩 가구는 소비자에게 중요한 무의식적 영향을 미칩니다. 소비자가 가구를 직접 조립해야 하기 때문이죠.

“소비자가 제품을 만지면 제품의 전반적인 인식 가치가 높아진다.”

고객이 땀을 흘려가며 조립한 가구는 이미 완성된 가구와는 다릅니다. 소비자는 자신이 완성한 제품 쪽에 더 심리적으로 기울게 됩니다. 이 현상을 이케아 효과라고 합니다.

터치가 신경학적으로 감정과 결합한다는 연구결과와도 부합됩니다. 우리가 뭔가를 만질 때 뇌의 감정적인 부분이 활성화되어 제품과 긴밀한 관계를 맺게 됩니다. 소유욕, 행복, 자랑스러움, 친밀감 등이 생깁니다.



헤어 나올 수 없는 ‘매장 레이아웃’ 
ⓒ 동아일보 DB
ⓒ 동아일보 DB
이케아 매장은 쇼핑객을 안내하는 방법에 대해보다 창의적인 사고방식을 제시합니다. 물건 몇 개만 사러 갔다가 쇼핑 카드 가득 구매하고 맙니다. 바로 순환 설계와 단방향 시스템 때문입니다.

한번 지나치면 필요한 물건을 놓칠 수 있다는 불안을 조성합니다. 상점 전체에 잠재적인 탈출구가 있지만, 거기로 가면 다른 여러 매대를 놓치게 됩니다. 나중에 특정 항목 매대를 다시 방문하는 것이 까다롭기에 물건을 발견하면 재빨리 쇼핑 카트에 넣어야 합니다.

“다음 모퉁이를 잘 볼 수 없다는 점도 무의식적인 궁금증을 유발해 고객을 점점 더 매장으로 끌어들인다.”

신비한 환경은 더 강렬한 취향을 만들어내고, 쇼핑객들은 힘이 들어도 가게를 더 오래 걸어 다니게 합니다. 그럴수록 더 많이 사게 됩니다. 특히 촛불, 냅킨, 액자 같은 싸고 작은 물건들을 많이 삽니다.

ⓒ ikea.in
소비자를 무의식에 빠져들게 하는 이케아의 독창적인 능력은 성공의 큰 부분이며 다른 많은 회사가 따라하게 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비록 잉바르 캄프라드가 세상을 떠났어도 이케아는 고객과 소통하기 위해 고민하는 정신을 그에게서 물려받았습니다. 과연 다음에는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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