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 치료’ 받고 싶었던 시베리아 호랑이, 민가 문 두드려

eunhyang@donga.com2018-02-01 17:4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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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캡처
한 야생 호랑이가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사람이 사는 마을로 내려왔다. 몸이 아팠던 호랑이는 가정집 대문 앞에서 도움의 손길을 기다렸다.

지난 1월 31일 러시아 영자매체 ‘시베리안 타임즈(Siberian Times)’에 따르면, 러시아 하바롭스크에서 거주 중인 알렉세이 카이데예프 씨는 최근 밖으로 나가기 위해 대문을 열었다가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일을 경험했다. 대문 앞에는 호랑이 한 마리가 엎드러 있었다.

알렉세이 씨가 대문을 열었을 때 호랑이는 으르렁 거렸지만, 그를 공격하거나 위협하는 행동을 취하진 않았다. 알렉세이 씨는 즉시 대문을 닫고 집 안으로 들어와 이곳저곳에 전화를 걸어 해당 사실을 알리며 도움을 요청했다.

이후 아무르 호랑이 센터(Amur Tiger Center) 관계자들이 알렉세이 씨 집으로 왔다. 알렉세이 씨의 전화를 받은 한 기관이 아무르 호랑이 센터에 연락한 것으로 보인다. 센터 관계자들은 호랑이에게 마취 주사를 놓은 뒤, 몸 상태를 진단했다. 호랑이가 뭔가 불편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

센터 관계자들에 따르면, 호랑이는 약 10년을 산 암컷이며, 많이 쇠약한 상태였다. 또한 심각한 잇몸 질환을 앓고 있었다. 관계자들은 호랑이가 최후의 수단으로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마을로 내려왔을 거라고 추측했다.

센터 관계자 세르게이 아르암일프 씨는 “이 호랑이는 굉장히 기력이 약해져있는 상태였지만, 밀렵꾼에 의해 부상을 입은 흔적은 없었다”라며 “마치 인간의 도움을 기다리고 있는 것처럼 온순하게 행동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 유리 콜파크 씨는 “이 호랑이는 잇몸 문제가 심각한데, 특히 위쪽 이빨이 없는 상태다. 그래서 먹이를 제대로 못 먹고 여기까지 오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호랑이는 러시아 프리모스키에 있는 동물재활센터(Animal rehabilitation center)로 이송됐다. 호랑이는 항생제가 들어간 고기를 먹으며 치료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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