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임종 지키려던 딸 비행기 티켓 취소 논란

phoebe@donga.com2018-01-30 12:3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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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미네소타의 한 병원에서 캐롤 암리치(Carrol Amrich)씨의 어머니는 죽어 가고 있었습니다. 콜로라도 푸에블로에 사는 암리치 씨는 어머니의 임종을 지키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했습니다.

집주인이 사준 유나이티드 항공 티켓을 손에 쥐고 비행기를 탄 암리치 씨. 하지만 출발을 몇 분 앞두고 내리라는 명령을 받았습니다. 이미 자리가 꽉 찼고, 예약이 취소되었다는 것입니다.

비행기를 탈 수 없어서 암리치 씨는 화장실도 가지 않고 밤새 운전했습니다. 당시 여동생이 병실을 지키고 있었고 어머니의 귓가에 휴대전화기를 대고 있었습니다. 암리치 씨는 어머니에게 “제발 내가 가기 전까지 살아만 달라”라고 애원했습니다.

그리고 다시 한창 운전을 하고 있을 때 다시 휴대 전화가 울렸습니다. “어머니가 돌아가셨어.” 1월 16일(이하 현지시간) 어머니가 운명했다.

암치리 씨는 18일 뉴욕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푸에블로에서부터 내내 울었다. 이틀 동안 깨어 있었고, 아무것도 먹지 못했다”라고 말했습니다.

먼저 비행기를 예약한 사람은 집주인 프렐라스 여사입니다. 그는 형편이 안 좋은 암리치 씨를 대신해 온라인 여행사 ‘여행자안내데스크’를 통해 가장 싼 티켓을 예매했습니다. 당시만 해도 어머니가 위독하지 않아 1월 17일자 표를 예약했습니다.

하지만 어머니가 그날 밤을 못 넘길 것이라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다급해진 프렐라스 여사는 유나이티드 항공사에 전화를 걸어 하루 당겨 16일자로 바꿔 달라고 했습니다. 그리곤 차로 한 시간 정도 떨어진 공항에 암리치 씨를 급히 데려다 주었습니다.

하지만 여행사는 예약 일자가 변경된 것을 알고 티켓을 취소했습니다. 사기일 수도 있다는 판단에 일단 표를 취소한 것입니다. 여행사 측은 “암리치 씨 측에 먼저 연락하기 위해 여러 번 노력했다”라고 변명했습니다. 그러나 프렐라스 여사는 아무런 연락도 받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탑승 수속도 문제없이 한 암리치 씨. 하지만 좌석에 앉자마자 내리라는 명령을 들었습니다. 항공사 직원에게 어머니가 죽어간다고 호소했지만 소용없었습니다. 직원은 “표가 환불되었다. 공짜로 비행기를 탈 순 없다”라고 답변했습니다.

공항으로 돌아온 암리치 씨는 눈물을 흘리미 프렐라스 여사에게 전화했습니다. 프렐라스 여사는 항공사 직원과 통화해 다른 티켓 값을 지불하겠다고 했지만 안 된다는 답만 들었습니다. 항공사는 “당시 이미 비행기가 떠나고 있었다”라고 말했습니다.

여행자안내데스크 여행사는 “우리가 취소하지 않았다면, 암리치 여사는 돈을 잃었을 수도 있었다. 고객을 보호하려고 그랬다”라며 “어머니의 죽음은 정말 유감”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만약 우리에게 직접 전화해 탑승일자를 바꿨으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프렐라스 여사와 암리치 씨는 급박한 상황이라 항공사에 직접 전화를 거는 것이 가장 빠른 방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언론의 취재가 시작되자 유나이티드 항공사 측은 조화를 보내겠다며 프렐라스 여사에게 암리치 씨의 주소를 물어봤습니다.

“암리치 씨에게 꽃을 줘서 뭘 하려고요? 당신들은 살아 있는 어머니를 볼 수 있었던 마지막 기회를 빼앗았어요. 내가 그 문 안에 있었더라면, 그녀를 다시 그 비행기로 데려오기 위해 무슨 짓이라도 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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