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문당한 13남매 딸, 학교서 “세균덩어리” 따돌림당해

phoebe@donga.com2018-01-27 17:00:01
공유하기 닫기
손만 씻어도 처벌하는 부모 때문에
터핀 딸, 동급생들에게 ‘더럽다’ 괴롭힘 당해
가해자들, 뉴스보고 죄책감 느낀다 토로  
타하 문타지부딘(Taha Muntajibuddin)은 텍사스주 포스워스에 있는 학교를 함께 다니던 3학년 여자 친구를 기억합니다. 학생들은 그 아이에게 ‘세균 덩어리’라는 별명을 붙여주며 마구 조롱하고 무자비하게 괴롭혔습니다.

USA투데이에 따르면, 왕따 소녀는 최근 미국 언론을 떠들썩하게 만든 터핀(Turpin) 가족의 딸입니다. 터핀 13남매는 캘리포니아 더러운 집에 갇혀 부모에게 고문당하고 학대당했습니다. 사슬로 침대에 묶이거나 끼니도 제대로 먹지 못했고, 목욕은 일 년에 한 번 할 수 있었고, 화장실도 쓸 수 없었습니다. 손을 씻는 것만으로도 처벌을 받았습니다. 부모는 아이들 앞에서 간식을 먹으며 조롱했습니다.

신문은 1월 24일 터핀 소녀가 매일 똑같은 더러운 자주색 옷을 입고 오래된 허쉬 초콜릿 포장지로 머리를 묶었다고 전했습니다. 냄새가 나서 아무도 소녀와 가까이 있길 원하지 않았습니다.

몇 년 전 소녀와 같은 학교에 다녔던 무타지부딘은 소녀의 부모인 데이비드와 루이스 터핀의 뉴스 기사를 읽고 “무례했던 행동에 대해 죄책감을 느낀다”라는 글을 페이스 북에 올렸습니다.

터핀 부부는 투옥됐고 굶주리고 고문당하던 자녀들은 현재 병원에 입원해 있습니다.

휴스턴에서 소아과 레지던트를 마친 문타지부딘은 학교 불량배들에게 “헝겊 인형처럼” 내던져지던 전 학급 친구에게 “엄청난 죄책감과 부끄러움을 느꼈다”라고 말했습니다.

기사와 관련없는 자료 사진. 출처 | (GettyImages)/이매진스
“침대에 묶여 생활하던 그 아이에게 구린내가 난다고 놀렸을 때 마음이 상했을 겁니다. 여러분이 따뜻한 식사를 하고 잠자리에 드는 동안 여러분과 마주하던 사람이 불결하고 더러운 집으로 갔다는 걸 알았다면, 정신이 번쩍 들 겁니다.”

몇 년 후, 터핀 소녀는 이사 갔고, 아이들도 그녀를 잊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다음 괴롭힐 상대를 찾아냈죠.

의대에 다니는 동안, 문타지부딘은 자신이 터핀 소녀의 흔적을 소셜미디어에서 찾아 헤매고 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늘 마음에 걸렸던 것입니다. 언젠가 터핀 소녀가 얼빠진 3학년 일진들 보란 듯 멋지고 근사한 사람이 되어 동창 모임에 나타나지 않을까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그가 본 건 부모가 자녀를 학대한 처참한 뉴스였습니다. 그 피해자 중에는 자신들이 냉대했던 동급생이 있었습니다.

그는 경찰에 신고하는 것 이상의 것이 우리 사회에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사건의 교훈은 단순합니다. 자녀를 잘 가르치십시오. 고립된 사람을 만나면 친구가 되게 하세요. 남의 신발을 신을 수 없듯, 우리는 다른 사람이 처한 상황을 다 이해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친절과 인정의 단순한 행동은 빛이 되고 그 사람이 필요로 하는 희망이 될 수 있습니다.”

카톡에서 소다 채널 추가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