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전 무산 노선영 “동생은 금메달 만들기에 이용, 난 제외 당하고”

ptk@donga.com2018-01-25 10:4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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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빙상경기연맹의 행정 착오로 평창 겨울올림픽 출전이 무산된 스피드스케이팅 노선영(29·콜핑팀)이 “빙상연맹은 우리 가족의 마지막 희망마저 빼앗았다”고 분노했다.

노선영은 1월 24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노진규는 금메달 만들기에 이용당했고 나는 금메달 만들기에서 제외당했다”고 글을 올렸다.

노선영은 2년전 별세한 남자 쇼트트랙 국가대표 고(故)노진규의 누나다. 노진규는 2014 소치올림픽 대표로 선발됐으나 골육종 때문에 출전하지 못했고, 2016년 세상을 떠났다.

노선영은 “4년 전 연맹은 메달 후보였던 동생의 통증 호소를 외면한 채 올림픽 메달 만들기에 급급했고 현재 메달 후보가 아닌 나를 위해선 그 어떤 노력이나 도움도 주지 않는다”고 썼다.

이어 “나와 내 동생, 우리 가족의 꿈과 희망을 짓밟고 사과는커녕 책임 회피하기에만 바쁘다 대체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 연맹인가...”라고 울분을 토했다.

또 “나는 지금까지 시키는 대로 훈련했을 뿐인데 왜 나와 우리 가족이 이 슬픔과 좌절을 떠안아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나는 더 이상 국가대표라는 사실이 자랑스럽지 않고 국가를 위해 뛰고 싶지도 않다”고 밝혔다.

앞서 이날 빙상연맹의 실수로 스피드스케이팅 팀 추월 주자 노선영의 올림픽 출전이 무산된 사실이 알려졌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규정에 따르면, 올림픽 팀추월에 출전하는 선수는 개인 종목 출전권도 획득해야 하는데, 이 규정을 빙상연맹이 뒤늦게야 알게 된 것. 그동안 개별 종목보다는 팀 추월에만 집중해 개인전 쿼터를 따내지 못한 노선영은 결국 팀추월 참가자격도 상실하게 됐다.

노선영은 이날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동생이 진짜 진짜 그렇게 나가고 싶었던 올림픽인데”라며 “너무 억울하고 당황스럽다. 연맹은 아무것도 안 하고 지금 두 손 놓고 있는 상황이고, 그 피해는 온전히 제가 다 떠안았다”고 눈물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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