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혼반지 분실’ 공황상태 남성, 운명의 장난 끝에 되찾다

phoebe@donga.com2018-01-23 17:3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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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ico Bellamy / 피플
청혼을 앞두고 여자 친구 아버님이 주신 소중한 반지를 잃어버려 공황상태 직전까지 갔던 남성이 우연에 우연을 거듭한 끝에 행복한 결말을 맞았습니다. 미국 잡지 피플이 최근 전한 놀라운 사연을 전합니다.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에 사는 니코 벨라미(Nico Bellamy·27) 씨는 2년 전 여자 친구 케이티 슐리세만(Caitie Schlisserma) 씨의 아버지에게 약혼반지를 하나 받았습니다. 케이티 씨의 할머니가 아꼈던 물건인데 적절한 시기가 오면 딸에게 주라고 아버지는 말했습니다.

벨라미 씨는 이 반지를 지역 금고에 보관해왔습니다. 그리고 케이티 씨에겐 비밀로 했습니다. 2017년 7월 웨스트 할리우드에서 실버 레이크로 이사할 준비를 하면서 벨라미 씨는 반지를 찾아왔습니다. 청혼할 때가 온 것입니다.

그는 작은 비닐봉지에 반지를 넣고 다시 작은 상자 안에 넣은 후 배낭에 넣었습니다. 새집으로 들어간 후 그는 배낭을 거실 바닥에 놓고 이삿짐센터 직원들을 도왔습니다. 하루가 끝날 무렵 모든 이삿짐이 다 새 집으로 들어갔죠.

인생의 새 장이 열렸다며 행복해했습니다. 일주일이 지난 후에야 비로소 그는 깨달았습니다. 반지가 사라진 것입니다.

자료사진 출처 | ⓒGettyImagesBank
벨라미 씨는 케이티 씨의 아버지를 태우러 공항에 갈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바로 미래 사윗감에게 딸 약혼반지를 맡긴 그 분이죠.

“나는 약혼반지를 가지러 갔고 배낭에 열린 것을 알았어요. 반지가 거기 없다는 걸 알았을 때 욕실로 달려가 즉시 토했습니다. 아버님이 내게 주신 가보를 안전하게 지키지 못하고 잃어버렸어요. 그뿐만 아니라 반지의 주인이던 케이티의 할머님이 9개월 전에 돌아가셨는데 아버님은 아직도 그 슬픔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계셨거든요.”

벨라미 씨는 필사적으로 집안을 이 잡듯 뒤졌습니다. 그는 이삿짐센터 직원이 배낭을 옮겨달라고 말한 걸 기억했습니다. 그 중에 한 명이 가져갔을 수도 있습니다. 그는 즉시 이삿짐센터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아무도 받지 않았습니다. 미칠 것 같았죠.

하지만 미래의 장인어른 스튜어트(Stuart Schlisserma) 씨가 탄 비행기가 곧 도착합니다.

“공항까지 운전하면서 케이티에게 아무 말도 못 했어요. 앞만 보고 갔습니다. 머릿속으론 모든 가능성을 훑어봤어요. 예비 장인어른과는 정말 사이가 좋았는데, 절 싫어하게 될까봐 걱정됐어요.”

그는 스튜어트 씨에게 메시지를 보내 따로 이야기 할 게 있다고 했습니다. 벨라미는 케이티에게 변명을 하고 공항에서 스튜어트를 만나 사실을 털어놨습니다. 스튜어트 씨는 다행히 차분하게 “해결책을 찾아낼 거야”라고 말해주었습니다.



자료사진 출처 | ⓒGettyImagesBank
집으로 가는 길, 도로가 너무 막혀 세 사람은 평소 다니지 않던 길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사거리 쪽으로 가다가 차를 세웠을 때 스튜어트 씨가 나무에 붙어 있는 표지판을 읽었습니다. ‘약혼반지 발견. 보관 중’

케이티 눈치를 보느라 벨라미 씨는 표지판에 적힌 번호를 적지 못했습니다. 도착 후 그는 38℃ 열기 속에 개를 산책 시켜야 한다고 둘러대고 밖으로 나갔습니다. 그리곤 표지판에 적힌 전화로 문자를 보냈습니다. 다행히 반지는 그의 것이었습니다!

“저는 그런 안도감을 느껴 본 적이 없어요!” 
 
반지를 주운 부부는 일주일 전 트럭이 지나간 골목길에서 반지 상자를 발견했다고 했습니다. 어쩌면 반지 상자를 가져간 사람이 안에 비닐봉지만 든 줄 알고 길에 버렸을 수 있습니다. 부부는 그동안 반지 주인을 자처한 사람이 여럿 있었지만, 반지 모양을 정확하게 맞추지 못해 주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결국 반지는 벨라미 씨의 손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날 아침까지도 반지가 없어진 줄 몰랐어요. 이 모든 일이 2시간 안에 일어났다는 게 놀랍습니다.”

반지가 사라진 걸 몰랐다면, 아버님을 데리러 가지 않았다면, 이웃들이 그걸 발견하고 버렸다면, 이웃이 세운 간판을 보지 못했다면 반지는 영영 찾지 못했을 것입니다. 우연에 우연이 거듭해 운명을 만든 것입니다.

벨라미 씨는 새해 첫날 파리 여행 도중 청혼했습니다.

“저는 아주 적은 시간 동안 모든 공황, 분노, 두려움, 기쁨의 단계를 겪었습니다. 제 삶에서 가장 스트레스가 많은 두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가장 멋진 건 케이티의 손가락에 그 반지가 있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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