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 벨기에 “백인 아니라는 이유로 살해협박 당해”

celsetta@donga.com2018-01-22 16:13:38
공유하기 닫기
사진=Nextshark
2018 미스 벨기에 우승자가 ‘백인’이 아니라는 이유로 인종차별주의자들로부터 살해 협박을 당했습니다.

중국인 아버지와 필리핀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벨기에 국적자 안젤린 플로르 푸아(Angeline Flor Pua/22)씨는 1월 13일 벨기에를 대표하는 미인으로 선발됐습니다. 안젤린 씨는 2019년에 열릴 미스 유니버스, 미스 월드에 벨기에 대표 자격으로 출전하게 됩니다. 그는 부모님의 영향으로 네덜란드어, 영어, 타갈로그어(필리핀 국어)에 능통하며 프랑스어도 구사할 수 있다고 합니다.

앤트워프 시에서 태어난 안젤린 씨는 지역 미인대회를 통과해 ‘국가대표’로 뽑혔지만 당선 뒤 인종차별주의자들로부터 온갖 협박을 당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백인이 아닌 미스 벨기에는 인정할 수 없다”, “트랜스젠더 아닌지 검사해 보라”등 황당한 악플이 쏟아졌습니다.

그는 “백인이 아닌 사람이 벨기에 대표로 뽑혔다는 걸 인정할 수 없다는 메시지를 (SNS, 이메일 등으로) 많이 받는다. 그 중에는 살해 협박도 있었다. 나는 분명 벨기에 국적자이며 언제든 출생증명서와 신분증을 인증할 수 있다”고 맞섰습니다.

안젤린 씨는 “유명인이 되면 어느 정도 유명세를 치르게 될 거라곤 예상했지만 이런 인종차별을 당할 줄은 전혀 생각하지 못 했다”고 심경을 털어놓았습니다. 학교, 일터, 동네 등 그 어떤 곳에서도 대놓고 차별당하지 않고 자라왔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지금껏 만나 온 ‘친절한’ 벨기에 사람들이 속으로는 차별적인 생각을 품고 있었을 수도 있다는 사실에 크게 실망했을 법 한데요. 안젤린 씨는 “오늘날 우리는 인종차별과 맞서 싸우고 있고 나는 그 피해자가 됐다. 인종차별로 괴로워하는 사람들에게 ‘당신은 아무것도 잘못한 게 없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다”며 밝고 당당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카톡에서 소다 채널 추가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