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실조 13자녀 본 의사도 눈물 “어찌 이런 일이”

phoebe@donga.com2018-01-18 0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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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에게 학대당하고 오랜 시간 굶은 자녀들을 돌본 의료진은 “하룻밤에 회복되진 않는다”고 말했다. 출처=ABC뉴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자녀 13명을 쇠사슬로 묶어 더러운 집에 가두고 굶긴 비정한 부모가 체포된 가운데, 자녀를 치료한 의료진이 처참한 상황에 눈물을 흘렸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코로나 지역 의료 센터 원장 마크 우퍼(Mark Uffer)는 ABC 뉴스에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납니까”라며 직원들의 참담한 반응을 전했습니다.

지난 1월 14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에서 남동쪽으로 95km 떨어진 페리스의 집에서 탈출한 17세 소녀가 경찰에 12명의 형제자매가 현재 집 안에 감금돼 있다고 신고했습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집 안에 있던 2세부터 29세까지인 12명의 남매를 구조했습니다. 형제자매 13명 중 미성년자는 6명이었고 나머지 7명은 18세 이상 성인입니다.

끔찍할 정도로 더럽고 냄새나는 방 안에 장시간 갇혀 있던 형제자매들은 영양실조로 쇠약한 상태였습니다. 성인들도 제대로 자라지 못해 아동 정도로 보였다고 합니다. 경찰은 먼저 탈출한 17세 소녀도 10세밖에 안 된 줄 알았다고 합니다. 발견 당시 형제자매 일부는 침대에 사실로 묶여 있었습니다.

구조된 형제자매들은 경찰관들에게 “배가 고파요”라고 말했습니다. 경찰은 부모인 데이비드 앨런 털핀과 루이즈 애나 털핀을 고문과 학대 등 9가지 혐의로 체포했습니다.

코로나 지역 의료 센터에는 형제자매 중 성인 7명이 입원해 있습니다. 우퍼 원장은 “이 정도의 자녀 학대를 결코 본 적이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병원 내과 패리 카말푸어 박사는 ABC뉴스에 형제자매들을 보았을 때 첫 인상은 “소아과로 가야 하는데”였다고 합니다. 박사는 “우리가 처음 그들을 보았을 때, 모두 어린이라고 생각했다”라고 전했습니다.

형제자매들의 영양실조는 체계적이고 장기간에 걸쳐 발생했다고 카말푸어 박사는 진단했습니다. “3개월 또는 6개월에 영양실조로 이렇게 되지 않는다”라며 “이런 영양실조는 몇 년에 걸쳐 진행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영양실조는 어린이의 인지 능력 및 신체 발달에 “절대적”으로 영향을 주었으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발달이 악화한다고 카말푸어 박사는 말했습니다.

페이스북 @David and Louise Turpin
성인 형제자매들은 현재 안정된 상태이지만 의학적으로 병원에서 퇴원 한 것은 아닙니다. 그들은 안전한 가정을 꾸리기 위해 함께 모여 지내고 있으며, 앞으로 의료진이 신체적, 정신적, 인지적, 의학적 평가를 하게 됩니다.

병원 의료진은 장녀인 29세 여성을 가장 걱정하고 있습니다. 우퍼 원장은 이 여성을 13세에서 14세 사이의 아동으로 착각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만큼 오랜 시간 영양 섭취가 안 돼 발육이 안 된 것입니다.

의료진은 적절한 영양, 신체 활동 및 사회적 상호 작용을 포함한 좋은 환경에서 모든 형제가 정상적인 삶을 살 수 있길 바랍니다. 병원 직원들은 현재 성인 보호 서비스와 협력하기로 하고 “퇴원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카말푸어 박사는 “하루아침에 달성되지는 않을 것이지만, 확실히 그들은 이겨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지역 구성원들이 이웃집 아이를 관심 있게 보는 것은 “사회적 책임”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박사는 누군가가 영양실조에 걸렸거나 학대당한다는 주된 표시는 “정상적인 거리에서 볼 수 있는 창백한 피부와 구부정한 자세”라고 설명했습니다. 비정상적인 상황을 포착하는 데 “의학적인 식견도 필요없다”라고 강조했습니다.

“만약 학교에 다니지 않고, 자정에 정원에 나와 잔디를 깎거나, 창백해 보이고, 제대로 걷지 못하는 어린이를 보게 된다면 주의를 기울여야 할 문제가 있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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