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년 전 아이 납치해 키운 여성 “친부모 찾아주고 싶다” 뒤늦은 후회

celsetta@donga.com2018-01-17 16: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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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충칭 이브닝 뉴스(cqwb.com.cn)
보모로 일하던 집의 아들을 납치해 26년 간 키운 중국 여성이 뒤늦게 자신의 죄를 뉘우치며 자수했습니다. 그는 자기 발로 경찰서에 가 죄를 고백한 뒤 늦었지만 아들에게 친부모를 찾아주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이 사건은 ‘충칭 이브닝’등 현지 언론을 통해 알려졌습니다.

허샤오핑(何小平·48)이라는 이 여성은 1992년 충칭 시의 한 가정에 보모로 취직했습니다. 허 씨는 출근 사흘 만에 당시 한 살이던 남자아기를 데리고 자취를 감춰 버렸습니다. 일자리를 얻을 때 가짜 신분증을 보여주었기에 허 씨는 경찰 추적을 피해 도망칠 수 있었습니다.

허 씨는 젊은 시절 두 아들을 낳았지만 두 명 모두 첫 번째 생일도 맞이하지 못 한 채 세상을 떠났다고 합니다. 어린 아이들의 죽음이 가슴에 한으로 맺혀 있던 허 씨는 한 마을 노인이 ‘저 사람은 팔자가 기구하니 아이를 성인까지 무사히 키워내려면 남의 집 아이를 데려다 키우는 수밖에 없다’고 말하는 것을 듣고 잘못된 마음을 먹게 되었다고 털어놓았습니다. 아기를 데리고 고향 집으로 도망친 허 씨는 아이를 자신의 둘째 아들이라 속였고 가족과 이웃들 역시 아무런 의심 없이 허 씨와 ‘아들’을 받아주었습니다.

보모로 일하던 집 아들을 납치해 온 허 씨는 세상을 떠난 둘째 아들의 이름을 따 아기에게 ‘리우진신(刘金心)’이라는 이름을 붙여 주었습니다.



사진=충칭 이브닝 뉴스(cqwb.com.cn)
허 씨는 지극정성으로 아들을 키웠지만 1995년 친딸을 낳은 뒤 아이를 친부모에게 돌려주어야겠다는 마음을 품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막상 친부모를 찾아주면 아동납치죄로 처벌받을 것이 뻔했기에 그는 몇 년 간 망설이고만 있었습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 하는 사이 아이는 쑥쑥 커서 20대 청년이 되었습니다.

전전긍긍하던 허 씨에게 자수할 용기를 준 것은 2017년 5월 방송된 한 TV프로그램이었습니다. 당시 방송에는 나이 든 여성이 수십 년 전에 잃어버린 아들을 포기하지 않고 찾아 다니는 내용이 담겨 있었습니다. 더 이상 죄책감을 안고 살 수는 없다고 판단한 허 씨는 아들에게 모든 진실을 털어놓은 뒤 직접 경찰서로 향했습니다.

그러나 26년 전 납치된 아이의 친부모를 찾아내는 것은 쉽지 않았습니다. 경찰은 1992년 충칭에서 접수된 아동 실종신고들을 검토했지만 허 씨의 진술과 일치하는 사례를 아직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뒤늦게 속죄한 허 씨는 “감옥에 가도 상관없다. 모든 처벌을 달게 받겠다. 아이에게 친부모를 꼭 만나게 해 주고 싶다”며 고개를 숙였지만 아들 리우 씨는 사랑하는 어머니가 벌 받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슬퍼했습니다.

리우 씨는 “어머니는 언제나 나를 사랑해 주신 최고의 어머니셨다. 이제 와서 생물학적 부모님을 만나게 된다 해도 나에게 있어 어머니는 단 한 분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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