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 마을에 ‘까만 눈’…주민들 “오염 심각, 숨도 못 쉬겠다” 분노

celsetta@donga.com2018-01-16 17:4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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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리나 보다고바 씨 인스타그램(@irinabodagova)
카자흐스탄 중부 공업도시 테미르타우에 ‘검은 눈’이 내려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습니다. 테미르타우에는 지난 1월 8일 먼지처럼 짙은 회색을 띤 눈이 내려 쌓였습니다.

주민들은 온 동네를 뒤덮은 검은 눈에 경악을 금치 못 했고 인스타그램 등 SNS를 통해 마을의 실상을 널리 알렸습니다. 테미르타우에는 카자흐스탄에서 가장 큰 철강공장이 위치해 있으며 이 공장은 세계 최대 철강업체로 꼽히는 다국적 기업 아르셀로미탈(ArcelorMittal)이 소유하고 있습니다.

테미르타우 주민들은 이번 검은 눈 사태를 환경에 신경 쓰지 않는 다국적 기업의 횡포가 빚은 결과라고 주장하며 정부가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습니다. BBC에 따르면 주민들은 “눈에 섞여 내린 이 먼지들이 평상시에는 우리들의, 그리고 우리 아이들의 폐로 들어가고 있다”며 대통령과 환경부를 상대로 청원을 낸 상태입니다.

아르셀로미탈 측은 제철 공장이 환경 오염의 주 원인이라는 사실을 부정하지 않았습니다. 테미르타우가 속한 카라간다(Karaganda)지역은 특히 공기오염이 심한 곳으로, 2017년 카자흐스탄 정부 조사 결과 이 지역 공기에서는 기준치의 11배가 넘는 황화수소가 검출됐습니다.

테미르타우 주민들은 “이렇게 살 수는 없다. 숨이나 제대로 쉬겠나”며 분노를 표출했습니다. 현재카자흐스탄 정부 소속 전문가들과 독립적으로 움직이는 환경학자들로 구성된 조사단이 꾸려져 검은 눈 사태의 원인을 면밀히 조사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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