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마 도망자’ 루칸 백작의 부인 사망, 전 재산 기부

phoebe@donga.com2018-01-20 06: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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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 (GettyImages)/이매진스
‘보모 살인범’으로 악명 높은 영국 제7대 루칸 백작 존 빙엄(John Bingham, 7th Earl of Lucan)의 아내 백작 부인이 모든 재산을 노숙자 자선 단체에 남기고 사망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루칸 백작 부인 베로니카 던컨(Veronica Duncan‧80) 씨는 지난해 9월 26일 런던 중심부 벨 그라비아에 있는 수백만 파운드 저택에서 술에 마약을 섞어 마시고 숨졌습니다. 40년 전 남편이 자신을 죽이려 했던 그 집에서 부인은 쓸쓸히 혼자 죽었습니다.

사망 당시만 해도 살인자 남편에게 죽을 뻔한 백작 부인의 비극적인 삶 정도만 조명됐습니다.

그러나 최근 데일리메일 등 언론은 부인이 세 자녀와 의절하고 모든 재산을 집 없는 사람들을 돌보는 보호소에 남겼다고 전했습니다.

부인은 30년 이상 자녀들과 거리를 두고 있었습니다. 손자들도 만난 적이 없습니다. 그래선지 세 자녀 프랜시스(52‧딸), 조지(50‧아들), 카밀라(47‧딸) 씨에게 어떤 재산도 남기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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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카밀라 블로츠 씨는 데일리메일에 “어머니는 집 없는 사람을 위한 자선 단체 ‘쉘터’에 유산을 남겼다”라고 밝혔습니다. 

부인은 파킨슨병에 걸린 줄 알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부인의 친구에 따르면, 고인은 죽기 전, 손 떨림 증상이 있었고 냄새를 맡지 못했으며 건망증과 불면증으로 고통받았다고 합니다.

가족들은 성명서에서 “베로니카의 아이들과 여동생은 고인의 죽음에 대한 뉴스와 상황에 깊은 슬픔을 느낀다. 베로니카는 1980년대 가족과 절연하고 연락하지 않았지만, 우리는 고인을 사랑하고 존경했다. 그 분은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잊을 수 없는 존재”라고 밝혔습니다.

사진출처 | (GettyImages)/이매진스
고인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도망자인 루칸 경의 아내로 유명합니다.

1974년 영국 런던의 고급 주택가 루칸 백작의 저택 지하실에서 젊은 보모가 시신으로 발견됐습니다. 사건 직후 백작은 세상에서 사라졌습니다. 루칸 백작은 ‘007’ 시리즈 주연배우 물망에 오를 정도로 젊고 잘생긴데다 돈 많고 유서 깊은 백작 가문의 후손이었습니다.

이듬해인 1975년 루칸 백작은 보모 피살 사건의 살인범으로 공표되었습니다. 이혼 과정에 심각한 갈등을 겪던 그는 아내를 죽일 생각으로 술에 취해 집으로 쳐 들어가 쇠파이프를 휘둘렀습니다. 하지만 죽은 사람은 아내가 아닌 보모였습니다.

루칸 백작이 사라진 후 세계 곳곳에서 목격담이 쏟아졌지만, 생존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아들 조지 찰스 빙엄은 백작이 되지 못하다가 2016년 2월 3일 법원 판결로 작위를 승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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