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농부 아저씨, 지뢰 1만 여 개 손수 제거…‘진정한 영웅’

celsetta@donga.com2018-01-08 15: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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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윈난 성 발리허 마을에 사는 왕 카이쉬에(48)씨는 겉보기에는 평범한 동네 주민이지만 슈퍼 히어로 못지 않은 활약을 하고 있습니다. 왕 씨는 20년 전부터 중국과 베트남 국경지대에 묻혀 있는 지뢰들 중 1만 여 개를 안전장비도 없이 손으로 제거해 냈습니다.

왕 씨는 1990년대에 처음 지뢰에 대한 공부를 시작한 뒤 완전히 독학으로 지뢰 전문가가 되었습니다. 상하이스트에 따르면 그는 거의 매일같이 지뢰 제거 작업을 하고 있으며 신체능력이 급격히 떨어지기 전까지는 계속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중국 남서부와 베트남 국경지대에는 1979년 전쟁 때 묻힌 지뢰가 무수히 많습니다. 왕 씨에 따르면 1300 제곱미터당 적어도 200개의 지뢰가 묻혀 있다고 하는데요. 그의 목표는 은퇴 전까지 16만 6000제곱미터에 달하는 광대한 지역을 모두 ‘깨끗하게’ 만드는 것이라네요.



발리허 마을은 48가구가 생활하는 작은 동네지만 지뢰 탓에 가족을 잃거나 크게 다친 가구가 27곳이나 됩니다. 왕 씨 또한 1981년 아버지를 지뢰에 잃었습니다. 당시 10살이던 왕 씨는 아직도 아버지가 돌아가시던 날이 생생하다고 글로벌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털어놓았습니다.

“아버지의 하반신은 폭발로 완전히 사라진 상태였습니다. 그 때부터 지뢰라면 치를 떨게 됐지만 당시엔 어려서 아무 것도 할 수 없었어요.”

1986년에는 왕 씨와 함께 소를 몰던 삼촌이 지뢰를 밟아 다리 한 쪽을 잃었습니다. 근처에 있던 왕 씨도 부상을 입었습니다.

가족과 이웃들이 지뢰에 고통 받는 모습을 보며 성장한 왕 씨는 20대부터 본격적으로 지뢰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그는 “저는 농부이고 농부들은 본능적으로 땅에 대한 애착이 있습니다. 사람들을 괴롭힌 지뢰를 다 없애버리고 싶어 시작한 일이기는 하지만, 사랑하는 땅을 지뢰들로부터 해방시켜 깨끗하게 만들고 싶다는 마음도 있습니다”라고 밝혔습니다

왕 씨는 “지뢰를 손으로 제거하는 건 육감에 상당히 의존하는 일이고 아주 위험합니다. 아무나 저처럼 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후손들이 위험을 겪지 않도록 제 선에서 모든 제거작업을 끝내고 싶습니다. 55세쯤 되면 시력이나 체력도 떨어질 테니 그 전에 최대한 많이 없애야 해요”라며 굳은 의지를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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