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지연에 뿔난 탑승객, 여객기 비상구 열고 탈출

cja0917@donga.com2018-01-03 18:0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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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 날 스페인의 한 공항에 착륙해 활주로에 대기 중이던 여객기에서 50대 남성 승객 한 명이 비상구를 열고 기체 밖으로 나오는 황당한 사건이 벌어졌다. 여객기 이륙 지연에, 착륙 후 대기 시간까지 길어지자 참다못해 비상구로 ‘탈출’을 시도한 것.

1월 3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가디언, 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지난 1일 밤 스페인 말라가 공항 활주로에 대기 중이던 라이언에어 소속 여객기에서 폴란드 국적의 남성 A 씨(57)가 갑자기 비상구를 열고 나오더니 날개 위에 올라앉았다.

라이언에어의 항공편 FR8164는 이날 오후 7시께 영국 잉글랜드 런던 스탠스테드 국제공항에서 이륙할 예정이었지만 1시간가량 출발이 지연되면서 오후 8시가 다 돼서야 이륙했다.

목적지인 스페인 말라가 공항에 도착한 시간은 같은 날 밤 11시께. 하지만 탑승객들은 별다른 설명도 듣지 못한 채 여객기에서 내리지 못하고 약 30분 동안 기내에서 대기해야 했다.

A 씨는 여객기 이륙 지연도 모자라 착륙 후에도 영문도 모른 채 기내에서 대기를 하게 되자 화를 참지 못한 나머지 비상구로 탈출을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

같은 항공편에 탑승한 승객 페르난도 델 바예 비야로보스 씨가 촬영한 영상에는 기내 비상구가 활짝 열린 모습과 함께 다른 승객들이 황당한 웃음을 터뜨리는 소리가 담겼다. A 씨는 가방을 든 채 비상구와 연결된 여객기의 날개 위에 서서 누군가와 얘기를 하다 날개 끝에 앉는 모습이다.

페르난도 씨는 “런던에서 한 시간 늦게 출발했는데 말라가에 도착해서도 이유를 알지 못한 채 기내에서 30분을 기다려야 했다. A 씨는 더 이상 기다리지 않겠다고 결심한 듯 ‘나는 날개를 통해서 나갈 거야’라면서 비상구를 열고 나갔다”며 “황당했다”고 전했다.

A 씨는 여객기 날개 위에서 상당한 시간을 버텼지만 결국 공항 직원과 승무원의 설득에 따라 기내로 되돌아왔다. A 씨는 항공보안법 위반으로 벌금을 부과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지난해 8월에도 스페인의 한 공항에서 한 승객이 위험천만한 돌발 행동을 벌인 적이 있다. 볼리비아 태생의 스페인 이민자인 20대 남성 B 씨는 스페인 마드리드 공항에서 승객들을 태우고 이륙을 준비 중이던 라이언에어 여객기를 타기 위해 활주로를 질주했다.

당시 탑승 수속이 완료돼 터미널과 여객기를 연결하는 탑승교가 끊긴 상태였지만, B 씨는 아랑곳하지 않고 가방을 들고 탑승교에서 뛰어내린 뒤 버스나 택시를 타려는 것처럼 여객기를 잡기 위해 활주로를 질주했다.

자신의 실수로 여객기에 제시간에 탑승하지 못했던 이 남성은 결국 경찰에 체포돼 조사를 받았고, 3만8000파운드(5500만 원)의 벌금을 부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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