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에 핀 ‘돈꽃’, 막장 탈을 쓴 웰메이드 드라마

projecthong@donga.com2018-01-03 14: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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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장’인 줄 알았더니 ‘명작’일 줄이야. MBC 주말 특별기획 ‘돈꽃’(극본 이명희 연출 김희원)이다.

‘돈꽃’은 돈을 지배하고 있다는 착각에 살지만, 실은 돈에 먹혀버린 이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그 과정에서 ‘막장의 3대 요소’라 불리는 출생의 비밀, 불륜, 복수가 사용된다. 다소 진부하고 빤한 스토리가 예상되지만, 전개 과정은 파격에 가깝다. 최근 그려진 기업형 드라마 ‘로열 패밀리’, ‘황금의 제국’ 등과 같지만, 다른 서사를 그리고 있다. 전개된 사건 속 디테일한 반전은 다음을 예상하지 못하게 한다. 보통의 주말극에서 찾아볼 수 없는 전개 구조다.

덕분에 시청률은 연일 고공행진 중이다. 첫회 10.3%로 시작한 시청률은 6회 만에 15%를 돌파했다. 이후 12분에서는 17.2%를 기록, 자체 최고시청률을 경신했다. 이후 최근 방송된 14분은 16.5%를 나타내고 있다. (닐슨 코리아, 전국기준)

시청률뿐만 아니라 배우들을 향한 관심 또한 높다. 극 중 ‘청아그룹의 개’라는 강필주 역을 소화 중인 장혁은 다시 한번 인생 캐릭터를 만났다는 평가. 드라마 ‘마이더스’ 이후 약 6년 만에 기업형 드라마에 도전하는 그에게 굳이 액션 연기가 아니어도 좋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사극, 액션 연기를 넘어 장혁이라는 배우의 존재 가치를 다시 한번 증명해 내고 있다.  

정말란 역의 이미숙 역시 전작 ‘질투의 화신’ 속 코믹한 이미지를 벗고 ‘카리스마 여제’의 매력을 뽐내고 있다. 재벌가 며느리로서 살아가는 굴곡진 인생을 ‘정말란’이라는 인물로 투영하며, 이유 있는 악인(惡人)이 무엇인지를 보여주고 있다는 반응이다. 여기에 ‘연기 60년’ 이순재의 노익장도 만만치 않다. 재벌 오너로서 가족, 사람보다 회사, 가문이 먼저인 이 시대 재벌가의 더러운 민낯을 고스란히 연기로 펼쳐내고 있다.

이처럼 ‘돈꽃’은 자칫 ‘막장’으로 치부될 수 있음에도, 탄탄한 스토리와 배우들의 호연으로 웰메이드 드라마로 거듭나고 있다. 돈이 만든 세상이 얼마나 ‘잔혹한 동화’인지를, 그렇지만 돈 없이는 살 수 없는 현실을 냉혹하게 잘 표현하고 있다. 그리고 ‘돈꽃’이 피울 파국의 결말이 무엇인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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