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갇혀 산 日 여성 사망…부모 “정신질환 딸 책임지려 한 것”

celsetta@donga.com2018-01-02 17:5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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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사히신문
일본 오사카에서 15년 간 골방에 갇혀 지내던 30대 여성이 숨진 사실이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사망한 여성 카키모토 아이리(柿元愛里·33) 씨는 발견 당시 신장 145cm에 몸무게는 고작 19kg밖에 나가지 않는 상태였습니다.

아사히신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오사카 경찰은 2017년 12월 23일 카키모토 가족 자택 옆에 딸린 골방에서 아이리 씨의 시신을 발견했습니다. 사망 원인은 추위와 극심한 영양실조로 추정됩니다.

아이리 씨의 부모 카키모토 야스타카(柿元泰孝·55), 카키모토 유카리(柿元由加里·53)씨는 약 15년 전 10대 후반이던 딸을 3평방미터(약 0.9평)남짓한 골방에 가두고 하루 한 번만 밥을 주었다고 시인했습니다. 카키모토 부부는 딸 시신을 12월 18일 발견했지만 이틀이 지난 20일에야 딸의 사망 소식을 외부에 알렸습니다. 부부는 시신유기죄로 체포됐으며 2018년 1월 2일 감금 및 유기치사죄가 추가되었습니다.

창문도 없이 감시카메라만 달린 골방에는 이동식 변기와 물 공급을 위한 튜브가 놓여 있었습니다. 방문은 이중잠금문으로 설치해 안에서는 열 수 없도록 되어 있었고 방 밖에도 높은 울타리가 쳐져 있는 상태였습니다.

카키모토 부부는 “딸은 16~17세 쯤부터 폭력성을 심하게 드러내기 시작했다. 우리는 아이를 방에 가두기로 했다. 부모로서 딸과 함께 살고 싶었을 뿐”이라고 진술했습니다.

아이리 씨는 초등학교 6학년 때 정신질환 진단을 받았으며 중학교 때부터는 거의 학교에 다니지 않았다고 합니다. 부부는 현재 다른 지역에서 살고 있는 둘째 딸의 설득으로 경찰에 큰 딸의 사망소식을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지 경찰은 CCTV조사 결과 사망일 며칠 전부터 아이리 씨가 거의 움직이지 않았으며 방에 난방기구가 설치돼 있지 않았던 점, 식사를 하루 한 끼만 준 점 등을 고려했을 때 부모가 쇠약해진 딸 모습을 CCTV로 보면서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아 딸을 사망에 이르게 했다고 판단했습니다.

교토 리츠메이칸 대학교 사회학과 야마모토 코헤이 교수는 정신적 불안 증세를 보인 딸을 병원에 데려가지 않고 집 안에 가둔 카키모토 부부의 행동은 일본에 널리 퍼져 있는 ‘사회적 낙인’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야마모토 교수는 “다른 나라도 그렇지만, 특히 일본에는 정신적 문제를 겪고 있는 식구를 숨기고 가족 안에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공동체에서도 정신적 문제를 ‘치료가 필요한 질환’으로 인정하지 않고 부끄러운 것으로 여기면 이런 문제가 생긴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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