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이 필요합니다” 티셔츠에 써붙인 싱글대디…기적 일어났다

celsetta@donga.com2017-12-30 0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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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Rocio Sandoval/People
만성 신부전증을 앓고 있는 미국 남성 로버트 레보비츠(Robert Leibowitz·60) 씨는 최근 기적이 무엇인지 몸소 체험했습니다. 건강을 회복하려면 신장이식이 필수적인 상태였던 로버트 씨는 실낱 같은 희망이라도 잡고 싶어 티셔츠에 신장이 꼭 필요하다는 글과 자신의 연락처를 적어 입고 다녔습니다.

얼마 전 가족과 함께 디즈니월드를 찾았던 로버트 씨는 한 여성이 다가와 “셔츠 사진을 찍어도 될까요? 페이스북에 올려 드릴게요”라고 말하자 기뻐하며 응낙했습니다. 로시오 샌도벌이라는 이 여성은 정말로 자신의 페이스북에 로버트 씨의 사진을 올려 주었고 4만 여 명이 ‘좋아요’를 누르며 호응했습니다.

로버트 씨의 아들 맥스(17) 군은 12월 21일 피플(People)에 “정말로 그 사진이 입소문을 탔다는 걸 알게 되고 온 가족이 깜짝 놀랐습니다. 충격적이었어요”라고 전했습니다. 사진은 미국을 넘어 전 세계 곳곳의 네티즌들에게로 퍼져나갔고 낯선 이에게 선뜻 신장을 기증해 주겠다고 나서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로버트 씨의 전화통에는 불이 날 지경이었습니다.



로버트 씨(왼쪽)와 신장 기증자 리치 씨(오른쪽). 사진=Max Leibowitz/People
수많은 기증 제안자들 중 최종적으로 다섯 명이 장기기증 적합자로 판명됐으며 그 중에서도 인디애나 주에 사는 리치 슐리(Richie Sully)라는 남성이 완벽한 적합자로 결정됐습니다. 리치 씨는 “다행히 저는 꽤 건강한 편이에요.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어 기쁩니다”라고 흐뭇해했습니다.

맥스 군은 “아빠에게 신장을 기증해 주신다는 고마운 분들이 이렇게나 많을 줄은 몰랐어요. 심지어 그 분들 중에서도 아빠와 모든 조건이 딱 들어맞는 분이 계셨다니! 얼떨떨해서 한동안 멍 한 상태였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솔직히 아빠 건강이 많이 안 좋으셔서 제가 고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살아계실 수 있을까 정말로 많이 걱정했거든요. 이제 그런 슬픔과 근심도 모두 안녕입니다. 이건 말 그대로 기적이에요”라고 기뻐했습니다.

로버트 씨 역시 기증자 리치 씨에게 진심어린 감사를 표하며 딸 덕분에 이런 기적이 일어날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사람 많은 곳에서 메시지 적힌 티셔츠를 입고 다니면 혹시라도 연락이 올 수도 있으니 한 번 시도해 보라는 딸의 권유를 받아들인 것이 큰 행운으로 이어진 것입니다.

그는 “저는 혼자서 세 아이를 키웠습니다. 아이들을 세상 그 무엇보다 사랑합니다. 제 자식들은 제 삶의 연료와 같아요”라며 삶의 의지를 표현했습니다.

곧 수술을 앞둔 로버트 씨에게는 큰 계획이 있다고 합니다. 바로 자신에게 신장을 기증해 준 리치 슐리 씨, 그리고 티셔츠 사진을 찍어 전 세계에 퍼뜨려 준 로시오 샌도벌 씨와 함께 온 가족이 디즈니월드 여행을 떠나는 것이라네요.

“수술이 끝난 뒤 세 가족이 함께 디즈니 여행을 가고, 평생 가깝게 지내는 게 꿈입니다. 모든 마법이 바로 그 곳에서 시작됐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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