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스젠더 아빠, 두 번째 아기 출산

phoebe@donga.com2017-12-27 07: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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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 방송 캡처
5년 전 여성으로 살 무렵 첫 번째 아기를 출산한 트렌스젠더 아빠가 최근 두 번째 아이를 출산했습니다.

2017년 11월 11일 미국 미주리 주 출신의 카시 설리반(Kaci Sullivan)이 7시간 진통 끝에 제왕절개로 건강한 아들 피닉스(Phoenix)을 출산했다고 영국 BBC가 12월 21일(현지시각) 전했습니다. 아기는 양성 중립적으로 키워질 예정입니다.

설리반은 지난 2월 남성 호르몬을 중단한 후 파트너인 스티븐(27)의 아이를 임신했습니다. 그에겐 트랜스젠더가 되기 전 여자로 살면서 낳은 5살 아들 그레이슨(Grayson)이 있었죠.

4세부터 학대를 당한 설리반은 여성이라는 자신의 성 정체성에 대해 고민했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19세 때 첫 남편을 만났고 2010년 결혼했지만, 심한 우울증과 싸우며 심하게 술을 마셨습니다.

2011년 7월 첫 아이를 임신했을 때 엄마가 되어 더 여성스러워졌다고 느끼길 희망했지만, 마음은 내내 어둡고 불편했다고 합니다. 죽고 싶었고, 절망적이었습니다. 어두운 심연 그 끝에서 아기가 나오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아기를 낳아 팔에 안은 순간 모든 것이 바뀌었습니다. 행복했습니다. 설리반은 “아무도 사랑하지 않은 것처럼 아이를 곧바로 사랑했다”라고 말했습니다.  

BBC 방송 캡처
2013년 설리반은 25세의 나이로 트렌스젠더가 되기로 했습니다.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을 복용하고 유방 절제술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2014년 온라인 데이트 사이트에서 파트너인 스티븐(Steven)을 만났습니다. 설리반은 남성호르몬 복용을 중단했고 6개월 후 자연적으로 임신했습니다.

부부는 유튜브 채널 ‘나의 트랜스 임신’을 통해 두 번째 임신 과정을 기록했습니다. 첫 번째 임신 때처럼 불안감은 없었습니다. 다만, 임신 기간 내내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모두 비난을 받았습니다.

설리반은 임신으로 인해 남자다움을 덜 느끼게 되진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우리의 섹스와 성 정체성은 사회적으로 성립된 성역할일 뿐”이라며 “아기 옷 색깔에 따라 두뇌의 구조가 변하지 않는다”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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