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투병 아내 사진 SNS에 올린 남성 ‘계정정지’ 논란

celsetta@donga.com2017-12-26 17: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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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Facebook/Elliott Lowe
자궁경부암으로 투병하느라 수척해진 아내의 사진을 SNS에 공개해 파장을 불러일으킨 영국 남성이 계정 정지 처분을 받아 논란이 됐습니다. 이 남성은 정기검진의 중요성을 환기시켜 다른 가족들은 자신과 같은 슬픔을 겪지 말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사진을 공유한 것 뿐이라며 안타까움을 표했습니다.

영국 미러(Mirror)에 따르면 에머슨밸리에 거주하는 42세 남성 엘리엇 로위(Elliot Lowe)씨는 2017년 8월 자궁경부암으로 아내 도나(Donna/32)씨를 잃었습니다. 건강하고 활기 넘쳤던 아내는 어린 아이 넷과 남편을 남겨두고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누구보다 생기 있던 아내의 모습을 똑똑히 기억하는 엘리엇 씨는 나날이 다른 사람처럼 말라 가는 아내를 보며 속이 타들어갔습니다.

엘리엇 씨는 ‘아내가 정기검진을 미루지 말고 좀 더 빨리 병원에 갔더라면’하는 생각을 떨쳐낼 수 없었습니다. 그는 투병 중이던 아내의 사진을 페이스북에 공개하며 검진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사진 속 도나 씨는 눈에 초점도 없고 입도 채 다물지 못 한 모습이었습니다. 게시물은 폭발적인 반응을 얻으며 퍼져나갔습니다.

세계 곳곳에서 엘리엇 씨를 향한 메시지가 쏟아졌습니다. 응원의 목소리가 많았지만 개중에는 ‘극심한 고통에 시달리는 아내 모습을 멋대로 찍어 불특정 다수가 보는 곳에 올려도 되느냐’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얼마 뒤 엘리엇 씨는 페이스북 측으로부터 비정상적 활동이 감지되어 계정을 일시 폐쇄한다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엘리엇 씨는 “갑자기 많은 메시지들이 쏟아져서 해킹 의심을 받은 줄 알았다. 내가 계정 주인이라는 걸 확인시켜주기 위해 사진까지 보냈으나 여전히 계정은 닫힌 상태”라며 “페이스북 측의 소통 부족에 실망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엘리엇 씨의 사연이 널리 알려지자 그를 동정하는 사람들 못지 않게 아내의 지극히 사적인 사진을 올린 데 대한 비난도 쇄도했습니다. 일부는 “사진 속 도나 씨의 얼굴에는 죽음이 서려 있다. 누군가에게 공포와 고통을 줄 수 있는 사진을 대놓고 올린 것은 경솔한 행동”이라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다른 가족들은 같은 고통을 겪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임종이 가까운 아내 모습을 찍어 올린 남편의 행동,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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