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청소년 커플, ‘너무 오래 포옹한 죄’로 정학당해

celsetta@donga.com2017-12-22 16: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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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GettyImagesBank
인도 남서부 케랄라 주 티루바난타푸람에 위치한 성 토마스 센트럴스쿨 고등학생 커플이 ‘너무 오래 포옹한 죄’로 정학 당하는 웃지 못 할 일이 일어났습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정학 당한 남학생과 여학생은 각각 16세, 15세 동갑내기로 지난 8월 21일 정학 처분을 받았습니다. 이들은 다정하게 끌어안은 채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기도 했습니다. 남학생은 “여자친구가 시 암송 대회에서 상 받은 것을 축하해 주려고 포옹한 것”이라며 전혀 불순한 의도로 한 행동이 아니라고 해명했지만 학교 측은 학생들의 말을 믿지 않았습니다.

교장 세바스티안 T. 조셉 씨는 언론 인터뷰에서 “두 학생의 포옹은 단순한 우정 표현이 아니었다. 그들은 낮뜨거운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려 또래 학생들로부터 8~900개의 ‘좋아요’를 받았다”며 “이 학생들은 예의가 무엇인지 배울 필요가 있다. 축하의 의미로 포옹하는 것과 몸을 밀착한 채 오래 끌어안고 있는 것은 다르다”고 말했습니다.

학교의 정학 조치에 불복한 남학생은 고등법원에 억울함을 호소했습니다. 케랄라 주 아동보호국은 학교 측에 학생들을 도로 데려갈 것을 요구했지만 싸움은 쉽지 않았습니다. 남학생은 “학교 관계자들이 악의적인 소문을 퍼뜨리고 다닌다. 정기 시험은 볼 수 있도록 허락 받았지만 다른 친구들로부터 격리된 채 시험을 봐야 했으며 스쿨버스 탑승도 거부당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여학생은 같은 학교 2학년에 다니고 있는 어린 여동생이 논란에 말려들까 봐 걱정하고 있습니다. 여학생은 “남자친구와 포옹한 걸 가지고 사람들은 나를 정숙하지 못 한 여학생이라고 모욕하고 우리 가족들에게도 손가락질하고 있다. 학교 평판 때문에 다른 학생들도 섣불리 나서지 못한다”며 안타까워했습니다.

남학생의 아버지 역시 “우리 아들이 ‘종마’ 취급을 받고 있다”며 분개했습니다. 그는 “아이들이 뭘 그렇게 잘못했는가. 여학생이 포옹을 거부한 것도 아니고 포옹 장면을 찍어 SNS에 올린 게 그렇게 큰 죄인가”라며 학교 측이 아이들의 명예를 빨리 회복시켜 주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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