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로 전 재산 잃은 커플, 38년 만에 ‘꿈 같은 결혼식’

celsetta@donga.com2017-12-21 18:11:59
공유하기 닫기
사진=존슨 가족
미국 뉴욕에 사는 롤라 존슨(Lola Johnson·62)씨는 1979년 남편 헴슬리(Hemsley Johnson·66)씨와 백년가약을 맺었습니다. 당시 20대 젊은 커플이었던 두 사람은 결혼식장을 예약하고 멋진 예복도 맞춤제작해 벽에 걸어 둔 채 결혼식 날만 손꼽아 기다렸습니다.

그러나 결혼식 날 일주일 전 부부의 아파트에 큰 불이 났습니다. 소방관이 150명 넘게 달려와야 했을 정도로 큰 화재였습니다. 건물 전체가 화염에 휩싸여 살림살이도 다 타버렸고 큰 맘 먹고 맞춘 예복도 재로 변해버렸습니다. 심지어 집 근처에 있던 예식장 건물까지 화재로 피해를 입은 탓에 결혼식을 취소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화재로 결혼식도 취소되고 재산까지 잃은 존슨 부부는 그저 두 사람 다 다친 곳 없이 무사하다는 사실에 감사할 뿐이었습니다. 두 사람은 다시 열심히 일하며 재산을 모아 보금자리를 꾸미고 자식을 낳아 키웠습니다. 혼인신고는 했지만 워낙 바쁘게 살다 보니 다시 결혼식을 준비할 엄두도 내지 못했고, 그렇게 40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습니다.

부부는 아름다운 결혼식의 꿈을 접은 지 오래였지만 자식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장성한 자식들은 부모님에게 멋진 결혼식을 선물해 주고 싶었습니다.



사진=존슨 가족
딸 옥타비아 씨를 필두로 뭉친 형제자매들은 신부 예복 부티크 ‘아자지에(Azazie)’에 연락해 부모님의 사정을 설명하고 혹시 웨딩드레스를 지원해 줄 수 있는지 문의했습니다. 아자지에 측은 요청을 흔쾌히 받아들였고 어머니 롤라 씨의 취향과 체형에 꼭 맞는 드레스를 협찬해 주었습니다.

아버지 헴슬리 씨가 입을 정장은 지역 남성 옷가게에서 지원했습니다. 가게 직원들은 멋진 결혼식을 올리기 바란다며 새 정장을 선물했습니다.

결혼식장 예약 역시 일사천리로 진행됐습니다. 결혼식을 올리지 못 한 채 지낸 부부의 사연에 용커스 시 예식장 ‘캐슬 로얄(Castle Royale)’이 기꺼이 장소를 제공해 주기로 한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의 도움으로 존슨 부부는 성대하고 아름다운 결혼식을 올릴 수 있게 됐습니다. 이벤트를 계획한 옥타비아 씨는 피플(People)과의 인터뷰에서 “스케일이 점점 더 커졌어요. 세상에 이렇게 좋은 분들이 많다는 걸 새삼스럽게 깨닫게 됐습니다. 모든 이웃분들께 감사드립니다”라며 기뻐했습니다.



사진=존슨 가족
자식들의 정성과 이웃들의 배려로 멋진 결혼식을 치르게 된 존슨 부부는 “우리 아이들과 이웃들에게 그저 감사할 뿐입니다. 모든 게 너무 아름답고 꿈만 같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옥타비아 씨에 따르면 아버지 헴슬리 씨는 평소 수줍음이 아주 많아 파티에서도 춤을 잘 추지 않는 성격이라고 하는데요. 그런 헴슬리 씨도 결혼식 날 들뜬 마음은 감출 수 없었는지 아내 손을 잡고 멋진 커플 댄스를 선보였다고 합니다.

옥타비아 씨는 “와! 이 모든 일이 정말 기적 같습니다. 꿈이 현실로 이루어진 것 같아요”라고 행복을 전했습니다.

카톡에서 소다 채널 추가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