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만원어치 식사하고 팁으로 ‘326만 원’ 낸 손님

celsetta@donga.com2017-12-19 16:5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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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TODAY
12월 16일 토요일 낮, 미국 워싱턴 벨뷰(Bellevue)에 있는 ‘브리프 인카운터 카페(The Brief Encounter Café)’직원들은 여느 때와 똑같이 일하고 있었습니다. 열한 시쯤 되자 아침 겸 점심을 먹으려는 손님들로 테이블 곳곳이 차 있었고 그 중에는 드웨인 클락(Dwayne Clark·59)씨도 있었습니다.

점잖은 신사인 클락 씨는 노인이나 장애인 등 거동이 불편한 사람들의 생활을 돕는 기업 ‘이지스 리빙(Aegis Living)’의 대표로, 카페에 자주 들러 식사하는 단골손님입니다. 그는 아내와 함께 식사 메뉴와 차를 주문하고 3.96달러(약 4만 원) 계산서를 받았습니다.

낯익은 단골 손님이 카운터에 계산서와 카드, 메모지 한 장을 내밀자 계산 담당 직원은 깜짝 놀랐습니다. 팁 액수를 적는 칸에 ‘3000달러(약 326만 원)’라고 적혀 있었기 때문입니다.

4달러 식사에 3000달러 팁을 주고 간 손님 이야기는 곧 화제가 됐습니다. 클락 씨는 자신의 행동을 널리 알릴 생각이 전혀 없었으나, 점심식사 한 번에 너무 많은 금액이 결제된 것을 의심스럽게 여긴 카드사가 어떻게 된 일인지 추적하는 과정에서 신원이 알려지게 됐다고 합니다.

그는 투데이(Today)와의 인터뷰에서 “그 식당에서 밥을 자주 먹었는데 다들 친절하고 열심히 일하는 분들 뿐이었습니다. 마침 아내와 함께 크리스마스 이야기를 하다가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해 주려면 어떻게 해야 될 지 의논하게 됐어요”라며 “누군가의 하루를 기분 좋은 날로 만들어 주고 싶었습니다”라고 밝혔습니다.



사진=TODAY
물론 카페 직원들은 뛸 듯이 기뻐했습니다. 당시 근무 중이었던 직원 줄리 윌슨(Julie Wilson·42)씨는 “손님이 계산하고 가셨을 당시엔 너무 바빠서 메모지를 읽지 못했어요. 잠시 후 짬이 나서 읽어 보곤 찡해져서 눈물을 흘리고 말았습니다”라며 감사를 표했습니다.

메모지에는 카페 직원들이 늘 성실하게 일하는 모습을 보고 클락 씨 자신의 힘들었던 어린 시절이 생각났다며, 이 팁으로 직원 여러분이 더 즐거운 크리스마스를 보내길 바란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습니다.

클락 씨는 기왕 신원이 밝혀진 김에 ‘두둑한 팁 주기 운동’의 선발주자가 되고 싶다는 뜻을 전했습니다. 그는 식사 뒤 직원에게 용기를 주는 메시지를 메모지에 적어 팁과 함께 건넴으로써 나눔을 실천하면 더 따뜻한 공동체가 될 거라고 말했습니다.

“우리는 풍요롭고 좋은 시대에 살고 있지만 이웃 사이의 연결고리는 갈수록 약해지고 있습니다. 적은 금액이라도 서로가 서로의 마음에 긍정적인 기운을 채워 준다면 더 좋은 사회가 되지 않을까요?”

팁을 받은 윌슨 씨는 크리스마스를 맞아 노숙인들이 따뜻한 칠면조구이를 먹을 수 있도록 후원금을 낼 계획이라고 하네요. 넉넉한 마음으로 이웃 사랑을 실천한 클락 씨의 뜻이 벌써부터 꽃을 피우고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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