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으로 산타 무릎에 앉아보고 숨진 2살 환자

phoebe@donga.com2017-12-19 16: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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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페이스북 @Secret Sleigh Project
죽기 전 마지막으로 산타의 무릎에 앉아본 어린 환자가 천국으로 떠났습니다.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 시티에 사는 2살 소년 마일즈 애그뉴(Miles Agnew)는 몇 달 동안 호스피스 치료를 받았습니다. 그의 건강 상태는 천천히 악화하고 있습니다.

12월초 마일즈의 어머니 미셸 애그뉴 씨는 미국 ABC 뉴스에 “아이의 작은 몸에 쇼크 상태가 왔고, 움직임이 멈추기 시작했다. 우린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 수가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마일즈는 소두증으로 태어났습니다. 경련성 뇌성마비, 피질 시력 손상, 난치성 간질, 뇌 기형 및 음식섭취 과민증을 앓고 있습니다. 아이는 생후 3개월 무렵 애그뉴 가족에 입양됐습니다. 애그뉴 씨 부부는 마일즈 외에도 헤일리(13), 타비온(11) 두 자녀가 있습니다.

ⓒ 애그뉴 군의 가족
마지막이 다가온다는 생각에 부모는 ‘비밀 썰매 프로젝트’(Secret Sleigh Project)를 신청했습니다. 아픈 아이의 집이나 병실에 산타클로스로 분장한 자원봉사자가 방문하는 프로그램입니다. 12월 5일 산타가 왔습니다.

‘산타’ 제리 보딜리(Jerry Bodily) 씨도 비슷한 일을 겪은 사람입니다. 그는 가족의 마음을 이해한다고 ABC에 했습니다. 

“70년대 전처를 만났을 때, 그녀에게 두 딸이 있었는데 그 중 막내가 좌심형성부전증후군을 진단받았어요. 아이를 처음 본지 6주 후 그 아이가 숨졌습니다. 그래서 가족이 겪고 있는 일을 알 것 같습니다. 난 거짓말을 할 수 없는 성격이에요. 숨을 쉴 수가 없었고, 산타의 눈에서 눈물이 났습니다. 그러나 이 가족의 추억을 위해 참아야 했어요.”

그리고 산타의 무릎에 앉은지 일주일 후인 지난 12월 13일 밤, 마일즈는 조용히 눈을 감았습니다. 산타를 만난 행복한 기억을 안고 숨을 거둔 것입니다.

마일즈가 산타의 무릎에 앉은 날은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모든 게 특별했다고 합니다. 마일즈의 건강이 조금이나마 나아졌고 산타의 방문이 무사히 이뤄졌다는 것. 애그뉴 씨는 “가족이 함께한 우리의 시간과 추억을 소중히 간직하고 있다. 큰 상실을 겪었지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미 다른 두 명의 아이들을 유전병으로 잃었습니다. 그가 겪은 모든 고통에도 애그뉴 씨는 계속 감사하다고 말했습니다. “우리는 함께 행복한 시간을 나눌 수 있어서 운이 좋았고, 우리를 지지해준 친구, 가족, 의료진에게 매우 감사하고 있습니다. 마일즈는 가족 안에서 매우 사랑받는 특별한 소년입니다.”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평화 속에서 쉬어, 달콤한 천사”, “아이가 마지막으로 놀라운 기억을 안고 갔다는데 기쁘게 생각합니다. 명복을 빕니다”, “그의 가족을 생각하면서 나는 그들이 느끼는 고통을 상상할 수 없습니다”, “제목만 보고도 나는 울고 있다”, “예쁜 꼬마가 더는 고통스럽지 않을 겁니다. 가족의 상실이 치유되길” 등의 글을 남기며 소년의 죽음을 애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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