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하게 자면서 퇴근 가능? 英 ‘침대 버스’ 새 명물 될까

celsetta@donga.com2017-12-13 17:5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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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imba
야근으로 지쳤을 때, ‘불금’을 보내고 몽롱해진 상태로 새벽 귀가할 때… 지하철이나 버스에 드러눕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을 겁니다. 대중교통이니 차마 눕지도 못 하고 불편한 자세로 앉아 꾸벅꾸벅 졸다가 내릴 정거장을 지나치기라도 하면 정말 낭패죠. 최근 영국에서는 이런 불상사를 방지할 수 있는 ‘침대 버스’를 개발 중이라고 합니다.

12월 12일 인디펜던트는 ‘하이테크 수면 브랜드’를 표방하는 침구 전문 기업 심바(Simba)가 야간 침대버스 스누즈라이너(The Snoozeliner)를 준비 중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심바 CEO 제임스 콕스(James Cox)에 따르면 대중교통으로 출퇴근하는 직장인들은 적어도 일 년에 27번은 출퇴근 중 잠든 경험이 있다고 합니다. 피곤에 찌든 몸으로 반쯤 잠들었다가 내릴 역을 놓치는 일도 비일비재합니다.

콕스 CEO는 “우리 회사는 숙면을 도와주는 최상의 기술을 갖고 있고 이 기술을 다른 분야와 어떻게 접목시킬지 항상 궁리해 왔습니다. 스누즈라이너 버스를 이용하는 승객들은 집에서 자는 것처럼 편안한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라고 밝혔습니다.

침대 열차는 있어도 침대 버스는 생소한 개념인데요. 2층 버스 형태로 설계된 스누즈라이너에는 다리 뻗고 누울 수 있는 침대칸이 14개 있으며 무료 와이파이, 헤드폰, 안대, 커피, 비타민C, 미네랄 워터 이용이 가능합니다. 출출한 승객들을 위해 건강한 재료로 만든 스무디를 주문할 수도 있고 심지어 배달음식까지 시킬 수 있다고 합니다.

침대칸은 심바 사의 매트리스와 이불, 베개 등으로 채워지며 긴장을 풀어주는 은은한 향기도 풍기게 만들 예정입니다. 탑승 시 승무원에게 내릴 역을 미리 말해주면 도착 전에 깨워주는 서비스도 제공됩니다.

가장 중요한 요금은 얼마일까요. 현재 기본료는 8.5파운드(약 1만 2000원)로 책정된 상태이며 이용 서비스에 따라 추가금이 붙을 것으로 보입니다.

독특한 심야버스 등장 예고에 영국 시민들은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요. 소식을 접한 영국 네티즌들은 “밤 늦은 시간에는 혹시 소매치기라도 당할까 봐 지하철에서 마음 놓고 졸지도 못했는데 침대 버스가 나오면 이용해 보고 싶다”, “궁금하다. 이용해 볼 생각 있다”며 흥미로워했습니다.

한편 “여러 사람이 이용한 침구를 얼마나 잘 관리하느냐가 관건”, “취객이나 심술궂은 승객이 이불을 더럽힐 것 같다”, “돈 조금 더 내고 차라리 개인용 밴(van)을 빌려서 타고 가겠다”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는 이들도 적지 않았습니다.

심바 사는 스누즈라이너를 2018년 중 실용화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영국 밤거리를 누비게 될 ‘침대 버스’, 과연 2층 버스에 필적하는 명물로 자리잡을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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