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고 싶어도 못 해”…태어나 단 한 번도 활짝 웃지 못 한 아이

celsetta@donga.com2017-12-13 16: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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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USA Today
매덕스(Maddox Perales·8)군의 어머니 다니엘 템플러(Danielle Templer)씨는 2009년 5월 29일 첫 아이가 태어나던 순간을 또렷이 기억하고 있습니다. 분만실에 함께 들어온 남편 찰리(Charlie Perales)씨가 고통스러운 비명을 질렀기 때문입니다. 출산의 고통 때문에 정신이 없던 와중에도 남편의 비명은 또렷이 들렸습니다.

남편 찰리 씨가 비명을 지른 건 사고 때문이었습니다. 아이를 받던 의사가 그만 실수로 갓난아기를 바닥에 떨어뜨린 것입니다.

“직업 군인으로서 군대에서 온갖 광경을 다 봤지만, 방금 태어난 내 아들이 바닥에 곤두박질치는 건 지금까지 본 그 무엇보다 끔찍한 장면이었습니다.” 찰리 씨는 몇 년이 지나도 그 날 그 장면을 잊을 수 없을 거라고 말했습니다.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지만 아이는 여러 검사 뒤 뫼비우스 증후군이라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뫼비우스 증후군은 얼굴 마비가 나타나는 발달 장애 질환으로, 유전자 문제 때문에 발생한다는 의견이 있지만 정확한 발병 원인은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얼굴 근육이 마비된 매덕스는 웃거나 찡그리는 등의 표정을 전혀 짓지 못했으며 눈 감기, 밥 먹기, 말하기 등 얼굴 근육을 사용하는 모든 일을 남보다 힘겨워하게 되었습니다.



남들과 똑같이 감정을 느끼지만 아무런 표정도 지을 수 없다는 것은 생각보다 훨씬 고통스러운 일이었습니다. 엄마와 아빠의 표정을 따라 하고 싶었던 매덕스는 기분 좋을 때마다 손으로 입 꼬리를 올리며 웃는 표정을 만들어 내곤 했습니다. 자기도 웃고 싶은데 도무지 얼굴 근육이 말을 안 들어 주니 아이의 마음이 얼마나 답답했을까요.

매덕스를 지켜보던 부모는 2014년 소셜 펀딩 사이트에 모금함을 만들어 아이 수술비를 모으기로 했습니다. 당초 목표했던 10만 달러(약 1억 900만 원)에 한참 못 미치는 5505달러(약 600만 원)가 모였지만, 매덕스의 사연을 널리 알리는 데는 성공했습니다. 매덕스 가족은 ‘더 닥터스(The Doctors)’라는 의학 토크쇼에 출연해 무료로 치료받을 수 있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사진=다니엘 씨 페이스북(@danielle.templer)
사진=다니엘 씨 페이스북(@danielle.templer)
사진=다니엘 씨 페이스북(@danielle.templ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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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히 치료받은 결과 매덕스의 상태는 하루가 다르게 좋아졌습니다. 얼굴 근육이 완전히 정상으로 돌아온 것은 아니지만 전보다는 훨씬 나아져서 미소를 짓거나 남들 앞에서 소리내어 책을 읽을 수 있을 정도로 회복되었습니다.

“치료받기 전에는 남들 앞에서 얘기하는 것조차 부끄러워했던 매덕스가 달라졌습니다. 이제 매덕스는 반에서 가장 책을 잘 낭독하는 아이가 됐어요. 자신감 넘치고 강한 어린이가 된 아들을 볼 때마다 행복합니다. 매덕스는 무엇이든 해낼 수 있는 사람으로 자랄 거고, 자기가 겪었던 일들을 남과 공유하며 많은 사람들에게 용기를 줄 거예요.”

은은한 표정 뒤에 누구보다 열정적인 마음을 갖고 있는 매덕스. 엄마 다니엘 씨의 말처럼 용기 있고 멋진 사람으로 자라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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