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호선 중앙역 기관사, 3~5일 휴가후 업무복귀…‘후유증’ 대책 강화해야

lastleast@donga.com2017-12-04 17: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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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기사와 관련없는 자료사진. 사진=동아일보DB  
수도권 전철 4호선 중앙역에서 80대 노인이 선로에 뛰어드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사상사고를 가장 가까이에서 목격한 기관사의 트라우마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2월 4일 오전 7시 36분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전철 4호선 중앙역에서 80대 남성이 오이도 방면으로 향하던 전동차에 치여 숨졌다.

앞서 지난 8월 2일과 31일에도 중앙역에서 투신 사고가 발생하는 등 선로 안전시설 설치 및 관리와 더불어 사상사고를 직접 목격한 기관사들의 정신적 충격과 고통에 대한 사후 대책이 시급하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사고 당시 열차를 직접 운전하며 사고 현장을 가장 가까이에서 목격하게 되는 기관사들이 겪게 될 충격과 이후 사고로 인한 트라우마를 극복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2007년 가톨릭대학교가 도시철도 기관사 83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특별건강검진 결과에서도 기관사의 공황장애 유병률은 0,7%로 일반인(0.1%)에 비해 7배 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지난 2012년 당시 한국철도공사 소속 기관사 박 모 씨는 약 9년간 사상사고 후유증에 시달리다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그는 2003년 경부선 기차를 운행하던 중 선로 내로 갑자기 뛰어든 사람을 불가피하게 치어 숨지게 했다. 박 씨는 당시 충격으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으며 고통을 호소했지만, 사고 후 9년간 이어진 정신적 고통과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끝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지난해 발생한 2호선 구의역 사고 당시 해당 열차를 운행하던 기관사도 사고 발생 3일 만에 다시 운행에 복귀하는 등 사상사고로 인한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음에도 이에 대한 제도적 지원이 미흡하다는 주장이 제기된 바 있다.

이에 서울도시철도공사는 2013년부터 정신과전문의를 비롯한 상담전문가 3명을 배치해 자체 ‘힐링센터’를 운영, 직무스트레스와 개인·가족문제 등 상담과 치료, 사후관리를 하고 있다. 또한 현재 운행 중 사고를 당한 기관사에게 3~5일의 휴가가 주어진다.

또한 코레일은 ‘휴먼안전센터’운영을 통해 사상사고 경험, 고객의 성희롱·언어폭력 등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은 직원들의 건강을 체크하고 있다. ‘휴먼안전센터’에서는 직무스트레스 상담관리, 운전취급자 적성검사 등이 실시되며 이를 통해 전문적인 심리상담과 건강관리 치유프로그램을 통해 직원들의 건강을 관리하고 있다.

그러나 심리적 불안을 겪고 있는 기관사들에 비해 상담 인력이 부족한 실정이며, 눈앞에서 참변을 목격한 이들이 충격에서 벗어나기에 3~5일이라는 휴가 또한 턱없이 짧다는 등의 지적이 나오고 있다.

누리꾼들은 “지하철 자살이 기관사에겐 엄청난 트라우마로 남는거도 크죠”, “기관사는 무슨 죄냐”, “기관사들 정신적 스트레스 장난아니겠다”, “안그래도 기관사들 고생하는데 트라우마 더 생기겠네”, “열차기관사님은 평생에 트라우마로..”, “기관사분도 심리치료 같은거 받아야 할듯” 등이라며 사상사고와 관련 정신적 치료 등 기관사들의 사후 관리에 대한 추가적인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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