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의 ‘양다리 걸치기’는 보험”…日 방송 광고에 남자들 ‘발끈’

yspark@donga.com2017-12-04 16:4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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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장 앞, 한 남성이 무거운 표정으로 서 있다. 그는 식이 한창인 식장 안으로 박차고 들어간다. 신랑과 신부가 입맞춤을 하려는 순간이다. 신부의 남자친구였던 그는 신부에게 분한 얼굴로 묻는다. “난 너에게 뭐였던 거야?” 신부는 웃으며 대답한다. “중요한 보험.” 이어 화면에는 자막이 깔린다. “행복에는 보험이 꼭 필요하다.” 얼마전 일본에서 방송한 한 보험 상담회사의 광고 내용이다.

최근 일본 매체 J-CAST에 따르면, 무료 보험 상담 서비스 회사 ‘보험 뷔페’는 이 같은 광고 내용 탓에 현지 일부 네티즌의 뭇매를 맞고 있다. 특히 남성 네티즌들은 “심한 성차별” “성별을 반대로 해서 찍었다면 방송 금지 수준으로 큰 논란이 됐을 것” “보험이 이렇게 사람의 마음을 짓밟나” “너무 기분 나쁘다” “여성 입장에서는 이런 광고가 재미있나”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 광고는 관동 지역(수도 도쿄와 근처 요코하마 등) 한정으로 1편 ‘프러포즈’, 2편 ‘결혼식’으로 나눠 지난 3월과 10월 TV에서 방송했다. 지금은 방송을 종료했지만 소셜미디어에서 현지 네티즌들이 문제를 제기하며 뒤늦게 화제가 됐다.

앞선 ‘프러포즈 편’도 비슷하다. 한 여성과 남성이 해가 지는 바닷가 모래사장 위를 걷고 있다. 남성은 여성에게 반지를 내밀며 “결혼해 달라”고 말하고, 여성은 이를 수락한다. 이때 어딘가에서 또 다른 남성이 달려와 “난 너에게 뭐였나”고 여성에게 묻는다. 여성은 무표정한 얼굴로 “보험”이라고 대답하고, 화면에는 같은 자막이 깔린다. 그 아래에 “이는 광고 연출입니다”라는 조그마한 글씨도 보인다.

광고는 전체적으로 코믹한 분위기다. 이를 두고 “재미있다” “이 정도는 웃어넘길 정도”라며 옹호하는 이들도 있다. “논란을 염두에 두고 ‘노이즈 마케팅’을 노린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해당 업체는 “보험을 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였다”고 광고 제작 의도를 밝혔다. 업체는 공식 사이트를 통해 “프러포즈 편에서는 인생의 중요한 시기에 보험을 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결혼식 편에서는 보험이 인생과 깊게 연결됐다는 점을 소비자에게 각인시키기 위해 광고를 만들었다”고 전했다.

업체 관계자는 논란과 관련해 “어디까지나 가상의 이야기에서 해당 배역을 맡은 여성이 그 역을 맡은 남성에게 말한 대사다. 실제 사회의 남성 전체를 대상으로 한 말이 아니다”라고 매체에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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