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따’ 9살 딸 가방에 녹음기 설치한 母 기소…동정 여론

phoebe@donga.com2017-11-25 12: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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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유튜브 WAVY TV 10 화면 캡처
같은 반 학생들에게 괴롭힘당하는 어린 딸을 구하기 위해 책가방에 녹음 장치를 설치한 미국 어머니가 처벌을 받을 처지에 놓였습니다.

버지니아 주 노퍽에 사는 사라 심즈(Sarah Sims) 씨는 11월 21일(현지시간) 지역뉴스 웹사이트 WAVY에 억울함을 호소했습니다. 심즈 씨는 9살의 딸이 왕따를 당한 후 딸 책가방에 전자 리코더를 꽂아놓고 교실 대화를 녹음했습니다.

심즈 씨는 지난 9월 딸이 다니는 오션 뷰 초등학교 측에 이메일과 전화로 딸이 집단 괴롭힘을 당하고 있으니 도와달라고 읍소했지만, 학교 측은 어머니의 간청을 외면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는 직접 개입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학교에서 녹음기가 발각되고 말았습니다. 딸은 새로운 교실로 옮겨졌고 약 1개월 후 심즈 씨는 경찰에 의해 기소됐습니다. 대화를 몰래 녹음하는 행위는 최대 5년형을 받을 수 있는 범죄라고 하는데요. 심즈 씨는 이와 함께 미성년자 비행에 기여했다는 경범죄 혐의로도 기소됐습니다.

심즈 씨는 “공정하지 못하다. 나를 가장 괴롭히는 것은 행정부의 누군가로부터 아직 응답을 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답을 얻지 못했는데 내가 무엇을 해야 할까”라고 말했습니다.

심즈 씨의 변호사는 “경찰이 교실에서 일어난 일에 관해서는 이렇게 취급하지 않았다”라며 “당국은 어머니를 위로하는 대신에 판사 앞에 데려가 수갑을 채우려 한다”고 비판했습니다.

학교 측은 조사가 진행 중인 사건에 대해서는 언급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교육구는 초등학교에서는 녹음장치가 금지된다고 전했습니다.

1월 18일 법원에서 예비 심의회가 열릴 예정입니다.

뉴스를 본 네티즌 수천 명은 어머니를 동정하며 학교 당국을 비난했습니다. 추천을 많이 받은 댓글은 다음과 같습니다.

“나는 엄마의 말에 동의한다. 내 딸도 왕따를 당했는데 교장의 도움을 받지 못해 교육감에게 갔다. 그의 반응은 ‘바쁘다’였다.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인 엄마에게 박수를 보낸다.”
“어쩌면 당국은 어머니 대신 학교를 조사해야 할 것이다.”
“나라도 내 딸에게 똑같이 할 것이다.”
“웃긴다. 이런 어머니가 처벌받아선 안 된다. 부모가 개입할 필요 없도록 왕따 문제에 대해 학교는 더욱 엄격해야 한다.”
“그녀가 학교에 대해 1억 달러 소송을 제기하길 희망한다.”
“학교가 이따위로 굴면, 학교는 더 이상 아이들의 안전지대가 아니다.”
“신께서 이 여성을 보호해 주셨으면!”
“정부가 왕따로부터 아동을 보호하지 않는 학교 측의 행동을 은폐하기 위해 개인 정보 보호법을 악용했다.”
“우스운 기소다. 검찰은 부끄러워해야 한다.”
“말도 안 된다. 자녀를 보호하는 것은 다른 모든 것보다 우선해야 하며 이 여성은 학교가 아이를 보호해주지 않아 나선 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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