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살짜리 아이가 ‘ATM 날치기’…어른들 ‘어안이 벙벙’

celsetta@donga.com2017-11-24 15:2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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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카 어른들 허리 언저리까지밖에 오지 않을 정도로 작은 아이가 은행 ATM기 앞을 돌아다닙니다. 네댓 살 남짓 된 이 남자아이는 주위를 두리번거리다 기계를 조작중인 한 여성 옆에 붙어 집요하게 방해했습니다. 여성은 귀찮다는 듯 아이를 옆으로 밀어냈고, 쫓겨난 아이는 옆줄에 서 있는 남성에게 다가가더니 그가 현금을 뽑는 순간 돈 뭉치를 가로채 달아났습니다.

작은 꼬마가 자기 돈을 훔칠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던 남성은 잠시 얼이 빠진 듯 멍하게 있더니 이내 정신을 차리고 아이를 따라가 붙잡았습니다. 돈은 찾았지만 남성은 물론 주위 어른들은 어린 아이가 천연덕스럽게 ‘날치기’ 범죄를 저질렀다는 데 충격을 받은 듯 황당함을 감추지 못합니다.



이 영상은 11월 20일 칠레 발파라이소 주에 위치한 에스타도 은행에서 찍혔습니다. 피해 남성인 이바라(Ibarra)씨는 지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아이가 주변을 얼쩡거리기에 옆줄에 서 있는 여자분의 아들인 줄 알았다. 내 옆에 바짝 와 붙는데도 어린아이여서 추호도 의심하지 않았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바라 씨는 “내 눈을 믿을 수 없어 잠시 당황했지만 이내 아이를 붙잡았다. 아이는 ‘이거 놔, XX야’라며 거친 말을 쏟아냈다. 나를 비롯한 주변 어른들은 그렇게 어린 아이가 익숙하게 소매치기를 하고 욕설까지 내뱉는 걸 보고 모두 충격에 휩싸였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만약 피해자가 내가 아니라 거동 불편한 노인이었다면 아이는 그대로 달아났을 것”이라며 고개를 저었습니다.

현지 경찰에 따르면 문제를 일으킨 아이는 은행 근처 노점상 부부의 네 살 된 아들로, 평소에도 은행에 들어와 공용 책상 물건을 훔치거나 화재경보기를 일부러 울리는 등 못된 짓을 일삼아 왔다고 합니다.

이바라 씨는 “날치기 사건 뒤 아이가 길에서 자기 아버지와 노는 것을 보았다. 날치기 같은 나쁜 버릇을 누구에게 배웠는지… 그런 버릇은 빨리 바로잡지 않으면 안 된다”고 아이 부모를 비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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