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변호사 머리채 잡은 한화 김동선, 변호사협회 ‘강경대응’ 선포

cja0917@donga.com2017-11-21 17:35:25
공유하기 닫기
“슈퍼 갑의 전형적 갑질”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3남 김동선 씨. 채널 A 캡처
물의를 빚은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3남 김동선 씨는 영화 ‘베테랑’ 재벌 2세 조태오(사진)를 연상케 한다. 
대한변호사협회(변협)에 이어 서울지방변호사회도 11월 21일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3남 김동선 씨(28)의 변호사 폭행 논란과 관련해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서울변회(회장 이찬희)는 이날 성명을 통해 “‘슈퍼 갑’ 의뢰인인 재벌그룹 3세의 변호사 폭행은 전형적인 ‘갑질’이자 법치주의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라며 철저한 진상규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변회는 “변호사는 의뢰인의 권리 보호나 조력에 그치지 않고, 법치주의 실현, 공정한 사회 수립 등 사회 발전을 위한 다양한 공적 기능을 담당한다”며 “변호사에 대한 폭언과 폭행은 결국 헌법이 보장하는 변호사의 공적 기능을 위축시키고 나아가 법치주의마저 위협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서울변회는 관련자에 대한 법적 대응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한편 유사 사안의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다각도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변협도 해당 사건과 관련해 진상 조사에 착수했다며, 김 씨에 대한 형사고발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김현 변협 회장은 “이번 사건은 전형적인 갑질로 의뢰인의 지위를 이용해 변호사에게 폭언과 폭행을 한 부당한 사례로 파악된다”며 “젊은 변호사라고 해서 이런 의뢰인들이 가끔 있다. 회원들을 보호해야 할 대한변협이 앞장서서 이런 일을 막고 부당한 일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한변협으로서는 설사 피해자들이 원치 않더라도 질 나쁜 가해자를 묵과할 수는 없다”며 “(폭행으로 밝혀질 경우) 이번주 내로 고발장을 내고 엄한 징계를 촉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씨는 지난 9월 말 서울 종로구의 한 술집에서 평소 알고 지내던 국내 유명 로펌 소속 20대 여성 변호사 A 씨의 동료 10여 명과 만났다. 이들은 A 씨와 같은 로펌에 근무하는 젊은 변호사들로 알려졌다.

김 씨는 몇 시간가량 술을 마신 뒤 변호사들에게 “똑바로 앉아라” “너희 부모님은 뭐 하냐”는 등의 막말을 쏟아냈다고 한다. 분위기가 험악해지자 일부 변호사는 자리를 떴다. 김 씨는 한 남성 변호사의 뺨을 때렸고 또 다른 여성 변호사의 머리채를 잡고 흔든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21일 경찰이 사건을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 배당하고 사실관계 확인에 착수한 가운데, 김동선 씨는 한화그룹을 통해 사과문을 발표했다.

김 씨는 사과문에서 당시 상황을 잘 기억하지 못한다며 “저도 깜짝 놀랄 만큼 도가 지나친 언행이 있었음을 알게 됐고, 지금은 제가 차마 고개를 들 수 없을 만큼 부끄럽다”고 해명했다.

이어 “피해자 분들께 엎드려 사죄드리고 용서를 빈다. 자숙의 시간을 보내야 할 제가 물의를 일으켜 더욱더 면목이 없다”면서 “적극적으로 상담과 치료를 받아서 다시는 이런 일이 절대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관련기사

카톡에서 소다 채널 추가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