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여성은 엔젤이다” 안티 빅토리아시크릿 쇼

phoebe@donga.com2017-11-22 08:3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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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tesize 유튜브 캡처
“우리는 소녀들이 미적 기준을 바꾸도록 돕고 싶었어요.”

매년 11월 중순에는 빅토리아 시크릿 패션쇼라는 패션계 빅 이벤트가 열립니다. 일부 국가에서는 TV쇼로 생방송 되기도 하죠. 늘씬하고 비쩍 마른 슈퍼모델들이 손바닥만 한 크기의 란제리를 입고 화려하게 장식한 채 환상적인 무대 위를 걷습니다. 사람들은 이 엄선된 모델들을 빅토리아 시크릿 ‘엔젤’이라고 부릅니다. 아무나 엔젤이 될 수는 없었습니다. 지금까지는 말입니다.

하지만 “아무나 엔젤이 될 수 있다”고 당당하게 주장하는 사람들이 나타났습니다. 최근 열린 ‘안티 빅토리아 시크릿’ 패션쇼 소식을 11월 17일(현지 시간) 야후 스타일 등 미국 매체들이 전했습니다.



Lexi Scaffidi(@bitesizedsis)님의 공유 게시물님,


미국 뉴저지에 사는 한 알리스와 렉시 스캐피디 자매는 지난해인 2016년 빅토리아 시크릿 패션쇼를 보다가 색다른 패션쇼 아이디어를 고안했습니다. 키가 작거나 뚱뚱하거나 장애가 있어도 우리 몸은 모두 아름답다는 메시지를 담은 패션쇼였죠. 다양한 몸매의 여성들이 란제리를 입고 당찬 걸음으로 런웨이를 걷는 겁니다.

자매는 한 사이즈가 모든 아름다움을 대변할 수 없다는 의미로 ‘바이트 사이즈(bitesize)’ 프랜차이즈라고 이름 붙였습니다. 도메닉 쿠치노타 패션쇼 프로듀서의 도움을 받아 우리 자매의 아이디어가 착착 현실로 진행됐습니다.

키가 149cm인 알리스는 “빅토리아 시크릿 엔젤이 되고 싶었지만, 가능하지 않다는 걸 알고 있었다. 나 같은 사람이 패션쇼 무대에 선다면 다들 싫어한다”라고 말했습니다. 




불가능하기는 수백만 다른 여성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들은 런웨이를 걸을 엄청나게 다양한 여성 21명을 모델로 선정했습니다.

“빅토리아 시크릿 패션쇼를 재창조하는 것은 런웨이 엔젤이 되는 스물 한 명의 소녀들의 꿈을 실현시킬 수 있는 기회였죠. 그 과정에서 다른 여성의 몸에 대한 존중을 불러일으킬 수 있기를 바랐습니다. 그것은 비만이나 식욕부진을 축하하는 게 아닙니다. 자신이 누구이건 아름답다고 축하하자는 고정관념 탈피를 말해요.” 

친지와 소셜미디어를 동원해 모델을 찾았다고 합니다. 자매는 그들에게 연락해 “청소년들의 사고를 긍정적으로 바꾸는 일에 참여하지 않겠느냐”고 물었죠. 제안을 거절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모델이 된 여성들은 저마다 개성이 돋보이는 독특한 란제리 의상을 입었습니다. 뮤지션 자크 마타리가 작곡한 독점적인 음악을 배경으로 쇼가 펼쳐졌습니다.

암으로 다리를 절단한 테사 스나이더는 무대에 선 후 “다리가 없어도 나는 아름답고 안정적이며 자신감이 넘친다. 이런 말을 할 수 있어서 내 자신이 자랑스럽다”라고 소감을 말했습니다.

왜소증이 있는 질리안 커윈은 “내가 어렸을 땐, 아무도 나 같은 작은 사람을 유능하지 보지 않을 거로 생각했다. 커가면서 더 커지지는 않았지만, 나는 내 키는 그렇게 생각하는 나 자신만을 제약할 뿐이라는 걸 깨달았다”고 소회를 전했습니다.

두 아이 엄마인 린디아 쉬라이스는 “두 번의 임신 후 배에 악성 튼 살이 생겼다. 나를 압도하는 세간의 평가에 대해 두려움이 생겼고 이를 극복해야만 했다”고 전했습니다.

몸매에 불만이 많았던 케이틀린 토빈은 “난 너무 크고, 말랐다고 말해왔다. 이 일을 통해 나는 내 몸을 사랑하고 존중하는 법을 배웠다. 인생은 나 자신과 전쟁하며 보내기엔 너무 짧다”라고 말했습니다.

첫 번째 쇼의 성공에 스카피디 자매는 이미 내년 행사를 기획 중입니다. 비영리단체로 이 운동을 이어갈 예정입니다.

“우리는 아름답다고 여겨지는 것에 대한 청소년들의 생각을 바꾸길 원합니다. 우리는 그들이 사회 통념과 관계없이 꿈을 좇을 수 있는 독창성과 다름에서 오는 아름다움을 받아들이도록 돕고 싶습니다.” 알리스가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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