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 머리채남’ 피해자 “법적 대응하고 싶다”

kimgaong@donga.com2017-11-14 16:3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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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트위터 영상 캡처
홍대 ‘걷고 싶은 거리’에서 버스킹 중 관객의 머리를 잡고 흔든 남성이 ‘홍대 머리채남’으로 불리며 뭇매를 맞고 있습니다. 

11월 12일 한 트위터 이용자를 통해 공개된 영상을 보면 공연 중인 남성이 한 여성의 머리를 잡고 6초 이상 흔들며 돌아다닙니다. 여성은 이를 제지하지 못 하고 이리저리 끌려다니는 모습입니다. 

해당 남성은 댄스팀 ‘하람꾼’의 리더 임모 씨(36)로 밝혀졌습니다.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상식 밖의 행동”이라면서 “건장한 남성한테도 저런 행동을 했을지 의문”이라는 반응이었습니다. 

영상이 퍼지자 또 다른 피해자 여성 A 씨(19)가 “나도 6월에 비슷한 일을 당한 적 있다”며 온라인 커뮤니티에 폭로 글을 올렸습니다. A 씨는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저지하지도 못 했다”며 “빈혈이 심해서 어지러움을 견디지 못 하는 저는 다리에 힘이 풀리고 몸을 가누지 못 해 결국 옆에 있던 스피커까지 쓰러뜨렸다”라고 밝혔습니다. 또 현장은 기분 나쁘다는 걸 표현할 수 없는 분위기였고 증거가 없어서 그냥 넘어갔다고 합니다. 

그런데 지난 12일 밤 임 씨가 인터넷 방송을 통해 해명을 하는 모습을 보고 너무 화가 났다고 합니다. 방송에서는 “머리 잡힌 여자는 이 일이 이슈화되면 얼굴을 어떻게 들고 다니려고 일을 크게 벌이냐”, “사람들이 (자신을) 마녀사냥 한다”, “이건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가는 것이다” 등의 발언이 있었다고 하네요. 이에 대해 A 씨는 “너무 모욕적이었다”라고 밝혔습니다. 

사진=네이트 판
A 씨는 14일 오전 임 씨와 주고받은 인스타그램 메시지 내용 일부도 공개했습니다. 그는 “빈혈기가 있는지 모르고 한 행동 죄송하다”며 “직접 만나 뵙고 사과 드리겠다”고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그러면서도 자신을 향한 비난은 ‘마녀사냥’이라면서 머리를 잡고 흔드는 것은 남녀노소 구분 없이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임 씨의 말에 A 씨는 “미안하다는 말이 들어간다고 무조건 사과가 아니다. 지금 저한테 하신 말들은 전부 변명이신 거다”라는 식의 답변을 했습니다. 

이후 A 씨는 동아닷컴과의 인터뷰에서 “법적 대응을 하고 싶다”며 현재는 증거 수집을 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임 씨가 자기의 잘못을 진심으로 인정했으면 한다"며 "저같은 피해가 또 발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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