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에 실종된 우리 아이가!” 부모와 재회한 노숙자들

phoebe@donga.com2017-11-13 17: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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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 화면 캡처
미국 내 심각한 마약성 진통제 ‘오피오이드’ 중독 문제를 다룬 CNN 뉴스 리포트에서 실종된 자녀를 발견한 부모들은 오열했습니다. TV에 나온 더러운 노숙자는 분명 자신들이 애타게 찾던 아이였기 때문입니다. 뉴스 후 중독자 2명이 부모와 재결합했습니다.

빌리 도너번(31)은 보스턴 거리에서 노숙하며 마약 중독에 빠져 있었습니다. 도너번은 11월 4일(현지시간) CNN에 보도된 게리 터크먼(Gary Tuchman)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이것으로 죽을 것이란 걸 안다”고 말했습니다. 도너번은 10대 때부터 처방 약으로 오피오이드를 복용하다 결국 저렴한 대안인 헤로인에 빠져들었습니다.

방송 뉴스를 본 도너번의 친구들은 즉시 그를 알아봤습니다. 도너번을 찾아간 친구들은 어머니 크리스티나 바르보자(Kristina Barboza)에게도 알렸습니다.

11월 11일 후속 방송에서 어머니는 “만약 내 아들이 죽는다면 내가 어떻게 계속 살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몇 차례 재활치료를 받고도 약물을 끊지 못했던 도너번은 다시 재활시설에 들어갔습니다.

메간 디지아코모(Meghan DiGiacomo·30)도 뉴스 인터뷰 후 부모와 만났습니다. 아버지 폴 디지아코모는 딸이 마약 치료 시설에 들어가기로 동의할 때까지 노숙하는 딸 옆에 살겠다고 맹세했습니다.

어머니 줄리 챈들러는 “나는 결코 매간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딸은 죽지 않을 것이다. 그럴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마약중독으로 황폐해진 가정 이야기는 오늘날 미국에서는 너무 흔합니다.

아편과 비슷한 작용을 하는 합성 진통·마취제 오피오이드는 원래 말기 암 환자 수준의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는 환자에게만 사용이 허용됐습니다. 하지만 점점 심각하지 않은 통증에도 처방되기 시작하면서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됐습니다. 지난해 미국에서는 5만여 명이 오피오이드계 약물로 목숨을 잃었습니다. 전체 약물 과다 사망자(6만4000명)의 80%에 달하는 숫자입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월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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