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인’ 오면 숙박비 깎아주는 日 호텔…“복잡한 기분”

celsetta@donga.com2017-11-08 16:48:27
공유하기 닫기
사진=호텔 테트라(ホテルテトラ)
생각지도 못한 할인을 받으면 대개는 기분이 좋아지게 마련이지만, 할인을 받아도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호텔이 있습니다. 일본 홋카이도 하코다테 시에 있는 ‘호텔 테트라(ホテルテトラ) 홋카이도점’이 바로 그곳입니다. 이 호텔은 ‘머리숱 적은 사람에게 숙박비를 깎아준다’는 독특한 제도를 운영 중입니다.

11월 6일 허프포스트 일본판에 따르면 머리가 벗겨진 정도에 따라 하루 숙박비 중 300~500엔(약 3000~5000원)을 깎아 준다고 합니다. 당연히 완전한 대머리에 가까울수록 할인폭도 커지겠죠? 단 탈모 정도를 완전히 객관적으로 파악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얼마나 할인해 줄 지는 종업원 판단에 달려 있습니다. '기준'을 통과하는 고객이 생각보다 많지 않아 할인 받는 사람은 한 달에 열 명이 채 안 된다고 합니다.

일명 ‘대머리 할인(ハゲ割)’이라고 불리는 이 제도는 청소 담당 종업원들이 “머리숱 적은 손님이 이용한 방은 욕실 배수구 청소가 훨씬 편하다”고 입을 모아 말한 것을 계기로 2014년부터 시작됐습니다. 

사장 미우라 타카시(三浦孝司)씨는 이 ‘웃픈’ 할인제도의 든든한 지지자입니다. 미우라 씨의 머리도 깔끔하게 반짝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인지 호텔 로비에는 사장님을 본뜬 캐릭터 인형이 서 있습니다. 미우라 사장은 “다른 지방에도 입소문이 나고 있는 모양이더라고요. 저 같은 ‘스킨헤드’ 손님이 많이 온다면 청소가 한결 쉬워질 겁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사진=호텔 테트라(ホテルテトラ)
고객의 아픔(?)까지 어루만져 주는 좋은 홍보 전략이지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할인 서비스가 ‘자진 신고제’라는 것입니다. 호텔 직원이 먼저 “손님 머리숱이 많이 없으시군요. 할인해 드리겠습니다”라고 말을 꺼내기는 사실상 불가능하기에 투숙객 본인이 “대머리 할인을 받고 싶습니다”라고 말해야 합니다. 평소 탈모가 큰 콤플렉스였던 사람이라면 말을 꺼내는 것조차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독특한 할인제도를 운영 중이다 보니 웃지 못 할 일화도 꽤 있다고 합니다. 호텔 관계자는 “예전에 한 손님이 할인 받고 싶다며 머리를 보여주셨는데 머리카락이 꽤 남아있었습니다. ‘이 정도로는 할인해 드리기 어렵다’고 말씀 드리니 ‘그렇군요. 아직 괜찮나요…’라며 복잡한 표정으로 웃으셨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카톡에서 소다 채널 추가하세요